문화·스포츠 스포츠

[한중일 바둑 영웅전] 손해를 왜 보는가



2집 손해를 왜 보는가 왕시가 백26으로 밀고들어왔을 때 홍성지8단은 참고도1의 흑1로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한 길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잠시 후에 이세돌이 둔 수는 실전보의 흑27로 붙인 수였다. “어? 그 수가 되나요?”(홍성지) 잠깐 수를 읽던 홍성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되는군요. 역시 세돌이형입니다.”(홍성지) 이 수가 성립된다면 참고도1의 흑1은 악수일 것이다. 홍성지는 부끄러운 듯이 계속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것이 랭킹1위와 랭킹30위의 차이일 것이다. 백28은 최강의 반발인데 이세돌은 노타임으로 흑29에 젖혔다. “세돌이형이 칼을 뽑는군요.”(홍성지) 그러나 이세돌은 겁만 조금 주고 슬쩍 흑31로 물러섰고 백32, 흑33으로 간단히 타협이 이루어졌다. “싸울 필요가 없다는 얘기지요. 세돌이형은 승리를 확신하고 있는 것 같아요.”(홍성지) 흑41을 보고 홍성지8단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유리하다고는 하지만 이건 좀 아까운데요.”(홍성지) 참고도2의 흑1로 하나 몰고 나서 비로소 흑3에 젖히는 것이 훨씬 나아 보인다는 지적이었다. 이것이라면 나중에 흑이 우변에서 패를 내는 수단이 남는다. 그러나 이세돌은 그냥 싹싹하게 실전보의 41, 43으로 처리해 버렸고 우변은 백의 확정지로 굳어졌다. 나중에 윤현석9단에게 이 부분에 대한 얘기를 했더니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패를 하기 싫다는 거죠. 패를 안할 바에는 그 수가 도리어 2집 손해거든요.”(윤현석) 그 수란 참고도2의 흑1을 말함이다. /노승일·바둑평론가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