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월가 "밸류에이션 매력" VS "펀더멘털 취약"

뉴욕 증시 바닥 논쟁<br>낙관론 - 주식가치 20년來 최저… "지금이 매수 기회"<br>신중론 - 미래 경기침체 반영 안돼… "랠리 장담 못해"<br>각국 금리 결정·美대선 치러질 다음주가 1차 분수령


글로벌 신용위기가 각국 정부의 신속한 대응으로 최악의 고비를 넘겼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뉴욕 월가에 증시 바닥론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시장을 짓누르던 패닉이 진정되고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 단기자금 시장의 유동성이 개선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증시 랠리를 전망했다. 세계 증시의 풍향계인 뉴욕 증시의 다우지수가 28일(이하 현지시간) 9,000포인트를 단숨에 돌파, 사상 두 번 째 최고 상승하면서 일각의 증시 바닥론에 불을 댕겼다. 그러나 신중론자들은 극심한 경기침체에 직면했다는 '펀드멘털론'을 중시하면서 현재의 주가가 매력적인 수준이긴 하나 미래의 경기침체를 모두 반영한 것은 아니라는 상반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 "월가 전문가 사이에 베어마켓이 끝나고 있는 지를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미국과 유럽, 영국, 일본 등 각국 중앙은행이 차례로 금리를 결정하고 미 대선(11월4일)과 10월 고용지표(11월7일)가 나오는 다음주까지가 뉴욕 증시 흐름을 가를 1차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특히 오는 31일 일본중앙은행이 0.5%인 기준 금리를 0.25%로 내린다면 증시 수급에 숨통을 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일본의 금리인하는 '엔캐리트레이드'의 급격한 청산 압력을 완화시켜 투자자들의 주식 위험자산 투매를 진전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뉴욕증시는 미 소비심리가 사상 최악으로 악화하고 주택가격이 전년대비 16.6% 폭락한 대형 악재를 뚫고 10% 가량 폭등함으로써 증시 낙관론자들의 분석에 힘을 보냈다. 이들은 그 동안 호재는 쳐다보지도 않고 조그만 악재에 충격을 받았던 최근 증시 흐름과 사뭇 다른 양상을 보였다는 점을 중시하고 있다. 웹 파이낸셜 그룹의 게리 웹 펀드매니저는 "이날 S&P가 소폭 하락하다 줄곧 상승세를 연출한 것은 극심한 등락을 거듭하다 폭등했던 2주전 상황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밸류에이션과 투자심리 측면에서 바닥이 가까이 왔다"고 진단했다. CNN머니는 "마의 10월을 벗어나면 투자자들은 주식을 살 구실을 찾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식 가치가 20여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점은 장기 투자자들을 증시로 불러모으는 요인을 작용하고 있다. S&P 500소속 기업의 주가수익배율(PER)는 10.7배로 지난 1985년 이후 가장 싼 수준이다. 스티븐 슈워츠면 블랙스톤 회장은 이날 캐나다 퀘벡에서의 연설에서 "지금은 자식을 사기 더없이 좋은 기회"라며 "터무니 없는 주가 하락은 적은 위험으로 경이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신중론자들은 이날 증시 폭등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포토폴리오자산자문사의 로버트 앤드레스 수석투자전략가는 "어제 오늘 사이에 펀드멘털이 변한 것은 없다"고 진단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히 증시 주변을 맴돌고 있다"고 진단했고, AP통신은 "단 며칠이라도 랠리가 지속될 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30일 발표될 3ㆍ4분기 성장률과 다음 주말 발표될 10월 고용지표에 따라 증시는 다시 춤을 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두려움을 지수화한 VIX지수는 여전히 패닉 수준인 70을 웃돌고 있고, 은행간 신용 경색은 다소 풀렸지만 기업ㆍ소비자 금융은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 MKM파트너스의 마이클 달라라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 경제는 2009년 말까지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며 "기업수익 하락과 소비침체, 실업률 증가는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어 시장 회복은 아주 천천히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