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시의적절한 박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 발언

유럽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프랑스 언론과 인터뷰에서 "남북관계 발전이나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미국 언론과의 두 차례 인터뷰에서 "그렇게 해서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 "북한은 변해야 한다"고 밝혔던 것과는 확연한 온도차가 느껴진다. 일시적 이벤트가 아니라 진정성이 필요하다는 단서도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을 처음 언급했다는 무게감을 덜지는 못한다.


지금 한반도 정세는 급박하다. 우리를 제외한 6자회담 주변국들은 이미 회담재개를 위한 연쇄회동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달 말 미국과 중국 대표가 만났고 지난 9월에는 북한 외무성 부장이 중국을 전격 방문했다. 8월에는 일본 대표가 중국에 건너가기도 했다. 중일 영토갈등도 갈수록 고조돼 무력충돌 가능성까지 언급되는 상황이다. 한반도평화 프로세스와 동북아평화협력 구상의 실천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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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남북관계는 개성공단 정상화 선언 이후 단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남북 장관급회담은 무산됐고 금강산과 평양경제특구 개발은 다른 나라로 떨어지게 생겼다. 더 이상 방치했다가는 남북과 동북아 문제에서 대한민국이 들러리로 전락할 수도 있다. 우리가 주도적으로 한반도 주변정세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박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언급은 이런 점에서 시의적절하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남북관계 개선의 문은 열어뒀다. 남은 일은 여기에 어떻게 북한을 끌어들이느냐 하는 것이다. 북한에 책임 있는 태도를 요구하는 한편으로 유연한 대응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북한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판을 만드는 전략변화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밀어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된다면 못할 것도 없다. 마침 북한이 개혁실험에 나섰다는 소식도 들린다. 북한은 남북이 공생 발전할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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