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서울포럼 2011] "기초과학은 인류황금기의 출발점… 경제위기가 곧 투자기회"

SESSION I : 연구개발 전략의 패러다임 전환 <br>■ 기조강연 1: 안드레 가임 英맨체스터대 교수 <br>응용기술만 양산·기초과학 외면 안타까워 <br>GDP 1%이상 투자·새 범용기술 풀 필요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가 없다면 다음 세대가 활용할 범용기술도 없을뿐더러 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올 기회조차 없을 것입니다." 서울포럼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기조강연에서 안드레 가임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는 기초과학에 대한 꾸준한 지원을 주문했다. 가임 교수는 현재 전세계 인류가 마주하고 있는 상황을 '기초과학의 위기'라고 규명했다. 미국 인권운동가인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나는 꿈이 있다'는 명연설을 '나는 악몽을 꾸고 있다'고 비틀어 표현한 가임 교수는 아주 가까운 미래에 인류에게 다가올 수 있는 기막힌 상황을 먼저 소개했다. 그의 악몽은 어느 나라의 대통령이 기초과학 연구를 금지하면서 시작된다. 그의 꿈에 등장한 나라는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를 멈춘 수십 년 후 경제를 움직이는 생산품들이 부족하게 되고 컴퓨터 공장에서 일하는 기술자들도 모두 사망해 반도체가 무엇인지 아무도 모르게 된다. 정부는 그때서야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나올 리 없었다. 결국 문제해결을 위해 정부 고위관료들은 과학을 연구해본 적이 없는 축구선수들을 내세웠다. 자신의 극단적인 가정을 짧게 소개한 가임 교수는 "기초과학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 미치는 중요성을 잊는다면 악몽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렇듯 정부와 대중이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한 그는 세계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꾼 컴퓨터나 인터넷이 모두 수십 년 전의 과학적인 발견에서 파생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들며 "지금의 과학기술은 예전의 발명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못한 채 응용기술만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임 교수는 국내총생산(GDP)의 1% 이상을 오롯이 기초과학 연구에 투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경제위기를 탈출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수준을 뛰어넘는 새로운 범용기술 풀(pool)이 필요하다"며 "그리고 범용기술을 만들어내는 힘은 기초과학 투자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와 기업이 예측 불가능한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를 두려워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올바른 인재들에게 투자한다면 투자한 돈을 낭비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한 가임 교수는 전세계가 마주한 재정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가 세제혜택 등의 간편하고 직접적인 경기부양책을 생각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은 오직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경제적 황금기는 기초과학이 발견한 기술을 토대로 하기 때문에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과학에 투자해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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