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8월 29일] 정기적금은 찬밥?

정기적금이 찬밥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증시가 계속 조정 국면을 이어가자 적립식 펀드 투자자들조차 정기적금으로 돌아서는 상황이라 뚱딴지 같은 소리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금리를 보면 왜 정기적금이 찬밥 신세인지 금세 이해할 수 있다. 먼저 저축은행을 살펴보자. 최근 일주일 사이에 정기예금 금리를 연 7.0% 이상 올린 저축은행 6곳 가운데 정기적금의 금리를 상향 조정한 곳은 단 한 군데도 없다. 시중 은행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초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것을 전후해 시중 은행들도 예금상품의 금리를 잇따라 올렸지만 일부 은행은 적금 금리는 아예 손대지 않거나 올려도 일부 상품으로 금리 인상 대상을 제한했다. 기준금리가 올라도 적금 상품의 금리는 오르지 않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은행들은 적금의 경우 수신잔액이 정기예금에 비해 적은데다 고객들도 금리 수준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고 항변한다. 물론 지난 몇 년 동안 적립식 펀드 열풍으로 적금에 돈을 넣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은행의 정기적금 총 잔액은 예금의 4.1% 수준이다. 하지만 수신잔액이 적다고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면 앞뒤가 맞지 않다. 분명 예ㆍ적금 금리를 동시에 인상하는 은행들이 있고 기준금리가 올랐다면 적금 금리도 조정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고객들이 적금 금리에 민감하지 않다는 것도 은행의 생각일 뿐이다. 시중금리가 오른 만큼 더 많은 이자를 주겠다는데 이를 마다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적금은 주로 서민들이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이용하는 상품이다. 서민금융기관을 자처하는 저축은행이나 공적인 책임도 일부 갖고 있는 시중 은행이 적금 고객들을 홀대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씁쓸해진다. 예금액도 중요하겠지만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하고 앞으로 은행이 발전하는 데 밑거름이 된다는 점을 깨달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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