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심한 정치인들의 FTA 반대 투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최종 고위급회담을 여는 등 막바지로 치닫는 상황에서 정계지도자의 FTA 반대 열풍이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 이것도 여야당이 역전된 모습이다. 야당인 한나라당은 오히려 찬성하는 쪽인 데 비해 여당이나 내각에 몸담았던 사람일수록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만 한미 FTA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아무리 대권을 위해 노 대통령과 차별화를 해야 한다고 하지만 FTA 협상까지 정략 및 차별화 카드로 활용하는 것은 지나치다. 당과 내각에 있을 때 얼마나 FTA 반대 의견을 제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익을 극대화하도록 지원은 못할망정 줄지어 단식투쟁까지 하는 것은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다. “마무리 단계에서 반대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말은 새겨 들을 만하다. 여당계 정치지도자까지 이처럼 반대 목소리를 높이자 FTA를 찬성하는 주장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자원이 없는데다 세계 11위의 수출대국인 우리는 문을 닫고 살 수 없다. 이런 점에서 한미 FTA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분야별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반대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 소신보다 정치적 목적으로 시류에 영합한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는 반대를 해서는 안 된다. 경제 블록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세계 각국은 FTA 체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은 FTA 후진국이다. 칠레ㆍ싱가포르와 협정을 맺었을 뿐이다.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 정체된 상태에서 FTA는 유일한 탈출구라고 할 수 있다. 한미 FTA를 이념투쟁의 대상으로 삼은 것도 부족해 ‘표’와 연결시키려는 정치지도자를 국민이 신뢰할지 의심스럽다. 우리는 한ㆍ칠레 FTA 협정 비준 몸살에서 알 수 있듯이 개방조치를 취할 때마다 습관성 반대를 해왔다.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이제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개방을 추진해야 한다. 그 선두에 정치지도자들이 서야 할 때 대권을 위해 ‘정략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나라에 전혀 보탬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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