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새 영화] '타워' 화려한 CG·실사 조화… 지루할 틈이 없다

110억 들인 한국형 재난영화 대작<br>'7광구' 김지훈 감독 명예회복 별러<br>특수효과 치중하느라 스토리 단순<br>밋밋하게 그려진 인물 구도 아쉬워



초고층·최고급 주상복합 빌딩'타워 스카이'에는 상류층 1,700가구가 입주해 있다. 크리스마스 전야를 맞아 이곳에서는 낭만적인 파티가 펼쳐진다. 헬기까지 동원해 인공 눈을 뿌리며 파티가 절정에 이를 무렵, 예기치 않은 사고로 대형화재가 발생한다. 초고층빌딩은 순식간에 죽음의 그림자가 엄습한 공포의 공간이 된다. 25일 개봉한 영화'타워'얘기다. 한국형 재난 영화를 표방한 영화는 인간의 과욕이 부른 최악의 참사 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110억 안팎의 순 제작비를 들여 만들었다. 지난해 총 제작비 117억원을 들여 만든 국내 첫 3D 상업영화'7광구'로 흥행의 쓴 잔을 들이켰던 CJ엔터테인먼트와 김지훈 감독이 다시 손잡고 명예회복을 벼르며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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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화려한 특수효과다. 총 3,000컷 중 CG(컴퓨터그래픽)로 처리된 분량은 약 1,700컷에 이른다. 올 여름 개봉을 미룰 정도로 후반 작업에 매진한 탓인지 크게 어색한 부분은 없다. 100% CG로 구현된'타워 스카이'빌딩 역시 극의 몰입에 방해가 될 정도의 이질감은 없다. 영화는 초반 30분 지점부터 재난의 시작을 알린다. 전반부는 건물을 집어삼키는 화염, 콘크리트가 열을 받아 파열하는 폭렬 현상 등 화마의 위력을 보여준다. 불이 붙는 장면은 모두 실사로 촬영돼 현실감을 더해준다. 후반부는 물과의 사투를 담았다. 붕괴 지연을 위해 수조 탱크를 열면서 10톤 가량의 엄청난 물이 쏟아진다. 화재 진압 장면, 폭렬, 수조 탱크 폭발, 붕괴 등 맞닥뜨릴 수 있는 각종 재난을 실사와 CG를 적절히 섞어 지루할 틈 없이 스크린에 구현해 낸 것이 이 영화의 S(Strength·강점)이다. 그러나 특수효과에 매몰된 탓인지 극 중 인물간의 관계는 밋밋하게 그려졌다. 다양한 인간 군상이 있지만 이들이 아비규환의 상황에서 왜 애틋할 수 밖에 없는지 친절한 설명은 해 주지 않는다. 평면적 캐릭터와 누구나 예측 가능한 단순한 스토리라인이 이 영화의 W(Weakness·약점)이다. 그나마 극의 말미 소방대장 영기(설경구)의 영웅적 면모에 잠시 가슴이 뭉클해질 뿐이다. 절체절명의 순간, 공포의 현장을 빠져나가기도 다급한 때 극 중 인물이 건네는 유머도 외려 불편함을 자아낸다.

'한국형 재난 영화'의 새 지평을 열기에'타워'는 몇 가지 아쉬운 구석이 있다. 하지만 영화는 대체로 재난 영화로서의 외향적 짜임새는 갖추고 있다. 가족들과 무던히 즐길 수 있는 영화로, 방학·연휴 등 연말 연시 특수와 맞물려 관객몰이에 호재(Opportunity·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연말 극장가에서 우량주 역할을 하고 있는 할리우드 대작'호빗: 뜻밖의 여정'과'레미제라블'이 T(threat·위협)이다. 대선 하루 전 개봉한 뮤지컬 영화'레미제라블'은 평균 30%의 좌석점유율을 기록하며 200만 관객을 돌파,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호빗'역시 일일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하며 약 230만 관객을 불러모았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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