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과 부동산경기의 침체속에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1조2천3억원으로 6월에 비해 5천829억원이 감소했다.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지난 2002년엔 매달 4조-6조원씩 증가했으며 지난해도 2조-4조원씩 늘었으나 올들어서는 규모도 2조원대 이하로 급감한데다 ▲5월 2조6천538억원 ▲6월 1조7천832억원 ▲7월 1조2천3억원 등으로 뚜렷한 둔화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7월중 가계대출 증가액은 1월의 5천246억원 감소 이후 올들어 최저 수준이다.
매년 1월이 설 보너스와 연말정산 등으로 가계의 현금운용 여유가 많아 가계대출이 일시적으로 급감하는 점을 감안하면 7월중 가계대출 증가액은 지난 2000년 9월이후 근 4년만에 사실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7월중 8천454억원이 늘어나는데 그쳐 ▲4월의1조8천733억원 ▲5월 1조7천902억원 ▲6월 1조5천788억원 등에 이어 석달 연속 증가규모가 둔화됐다.
이처럼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는 것은주택경기 침체 등 전반적인 경기 부진속에 가계의 자금수요 자체가 감소하고 있는데다 은행권에서도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7월중 금융기관의 수신 추이는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3%대로 하락하면서 은행의 저축성예금이 급속히 감소, 연 5%대 중반의 고금리 상품인 투신사의 채권투자신탁으로 자금이 대거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계정에서는 7월 한달간 6조5천375억원이 이탈했으며 특히 저축성예금이 3조4천773억원이나 빠져나갔다.
반면 투신사에는 6조8천345억원이 새로 유입됐으며 이 가운데 장.단기채권투자신탁에 4조894억원, 단기투자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2조1천289억원의 자금이새로 늘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