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건설업체들 도산 원인은 '입주 지연'

[건설업계 5월위기설 고조]<br>중도금 비중 줄여 자금난 심화<br>예정된 잔금 안들어오며 폭발

지난해부터 이어진 중견 건설업체들의 '줄도산' 상황 내용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신규 아파트에 대한 입주지연이 결국 기업숨통을 옥죈 결과를 낳았다. 자금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입주지연에 따라 예정된 대규모의 잔금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폭발한 것이다. 지난해 9월 1차 부도를 낸 후 10월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간 중견건설사 현진만 해도 같은 해에는 단 1건의 신규분양사업을 벌이지 않았지만 광주와 경북 경주 등 총 8곳에 달하는 입주단지가 발목을 잡으며 결국 부도의 쓴 잔을 마셨다. 통상 신규 아파트를 분양할 때 계약자들은 우선 20%의 계약금을 내고 중도금 60%를 나눠낸 뒤 입주와 더불어 20%의 잔금을 치른다. 하지만 특히 지방을 중심으로 분양여건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계약금을 10% 이하로 깎거나 중도금 비중을 줄이고 무이자 혜택을 주는 등 잔금에 무게중심을 두는 단지가 늘어나게 됐다.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공사비를 대는 동시에 빌린 돈을 갚아나가는 구조가 돼야 하는데 잔금만 기다리다 돈줄이 끊겨 채권단에 손을 벌리는 신세가 된 것이다. 당시 현진에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신규 사업장도 내다 팔고 새로운 사업을 모두 중단하는 강수를 두며 기업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돈이 돌지 않는 데는 당해낼 도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입주 부진에 따른 도산은 시행사도 예외가 아니다. 인천 '영종자이'의 시행사인 크레타건설은 최근 어음이 거래정지되며 부도처리됐다. 지난 2006년 공급된 영종자이는 당시 100%의 분양률을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지만 막상 입주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시행사가 극심한 자금난을 겪어왔다. 시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단계에서 계약률이나 입주율이 어느 단계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시행사가 중도금에 아예 손을 대지 못하도록 약정을 맺는 금융권도 많다"며 "입주율이 낮으면 시공사에 공사비를 주기도 어려워지기 때문에 분양보다도 입주 단계에 공을 더 들이는 업체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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