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여성영화인 활동상 묶은 소도서 출간

54년부터 시기별 252명 수록고금지, 김문자, 김화식, 노윤화, 이월금, 임은주, 홍은원, 황혜미. 이 생소한 이름들은 지난 수십년간 척박한 한국영화의 현장에서 맹렬하게 활동해 온 여성영화인들이다. 극장용 광고'활명수'를 그린 애니메이터 고금지, 국립영화제작소에서 활약한 유일한 여성촬영기사 김문자, 농구스타 출신으로 세경영화사를 이끌었던 영화제작자 김화식, 배우 출신 전문 스크랩터 노윤화, 영화제작자 이월금, 여성 액션배우로 인기를 끌었던 임은주, 박남옥에 이은 여성 영화감독 홍은원과 황혜미. 한국영화의 현장을 지켜온 여성영화인들을 총망라한 '여성영화인사전'(도서출판 소도)이 출간됐다. 배우, 감독은 물론 제작자, 프로듀서, 애니메이터, 스크립터, 성우 등 각종 스태프에 이르기까지 두루 소개하고 있다. 1954년부터 1989년까지 시대별로 크게 4부로 나눠 한국영화사를 개괄적으로 조망하고 중요 쟁점을 별도로 정리한 뒤 각 시기별로 여성영화인들의 활동상을 인물별로 따로 묶어놓았다. 시기별로 수록한 여성영화인은 모두 252명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60년대 이후 한국영화 통사가 전무한 상황에서 한국전쟁 이후의 영화사를 통시적으로 다뤘다. 인명별 정리는 영상자료원 등 기존의 영화인관련 데이터베이스에서 누락됐거나 왜곡돼 있는 서술을 바로잡거나 추가했다. 한국영화사 전반에 대한 자료발굴이 부진한 가운데 특히 일부 유명 배우를 제외하고 거의 알려진 것이 없는 여성영화인을 발굴해 이를 토대로 한국영화사를 재조명했다는 점에서 이 책은 한국영화사는 물론 근대 여성사에 대한 재정리 작업으로 평가된다. 특히 최근들어 한국영화가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인들에 대한 자료정리가 소홀했다는 내부비판에 따라 기획, 발간된 '여성영화인 사전'은 앞으로 '한국영화감독 사전'등의 편찬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주목된다. 이 책의 발간은 지난 99년 여성문화예술기획이 주최한 제2회 서울여성영화제의후속 프로젝트로 기획된 것이다. 한국여성영화인의 역사를 복원하고 발굴하는데 관심을 기울여온 여성문화예술기획이 여성영화제를 치르면서 여성영화인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판단, 그해 4월 주진숙 중앙대 교수(영화학)와 영화평론가 변재란씨를 책임연구원으로 위촉함으로써 본격 추진됐다. 이후 장미희 명지전문대 교수(연극영상학)가 책임연구원으로 가세했다. 주진숙, 장미희, 변재란씨는 책 서문에서 "한국영화의 역사에서 배제되고 주변적인 것으로 남아있는 여성영화인의 역사를 복원하고자 한 것이 당초의 기획의도"라면서 "단순히 감독중심의 산발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그 폭을 한국영화문화의 역사전반으로 넓혀 광범위하고 체계적으로 여성영화인의 역사를 기술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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