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9월 16일] 중소기업에 '희망의 메달'을

중소기업이 심상치 않다. 체감경기가 싸늘해지면서 매출이 줄고 외상대금 회수마저 자꾸 늦어진다. 금리는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데 은행대출 쓰기는 더 어려워졌다. 고공행진을 이어온 원자재 가격은 또 하나의 큰 부담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어렵사리 수주하더라도 결국 적자 납품으로 이어지기 다반사다. 필자가 최근 현장을 돌아보면서 중소기업인들에게서 들은 하소연은 실로 애처롭기까지 했다. 박태환ㆍ장미란ㆍ이용대를 비롯해 지난 베이징올림픽이 탄생시킨 많은 스타들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국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금의환향했지만 지금 중소기업인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깊은 시름에 잠겨 있다. 당사자가 느끼는 어려움만은 못하겠지만 지켜보는 정부나 중소기업 지원 유관기관의 속내도 편할 리 없다. 30만개 중소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신용보증기금으로서는 본지점 전체가 비상지원체제에 들어간 지 오래다. 올해 들어서만도 중소기업의 자금난 완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원자재구입특별자금보증ㆍ청년창업특례보증ㆍ태양광발전보증 등의 신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신용보증료도 경감시켜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원의 대상과 규모 면에서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고진감래라 했다. 어려움은 어려움만으로 끝나지는 않는다.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위기를 기회로 얼마든지 반전시킬 수 있다. 어찌 보면 이것이 기업하는 맛이고 멋일 수 있다. 계곡이 험할수록 산이 높고 험한 바위를 만날수록 파도가 아름다워지는 게 세상 이치 아니던가. 실제로 지난 1970년대 제 1ㆍ2차 석유파동이나 1997년 말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오히려 효율과 경쟁력을 제고했던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 즉 강소(强小) 기업들의 사례가 이를 잘 대변한다. 토머스 칼라일은 “길을 가다가 돌이 나타나면 약자는 그것을 걸림돌이라 말하고 강자는 그것을 디딤돌로 여긴다”고 말했다.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할 경우 밝은 미래로 도약을 기약할 수 있다는 의미로서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경구가 아닐 수 없다. ‘중소기업의 희망 디딤돌’을 자임해 온 신용보증기금은 하반기 들어 지원 규모를 크게 늘린다. 지난해보다 1조원 늘려 연말까지 총 29조원의 보증을 공급할 예정이다. 글로벌 금융불안 속의 경기침체상황에서 악전고투하는 중소기업에 녹색성장으로 가는 ‘희망의 메달’을 선사해 드리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추석 고비를 잘 넘겼는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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