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의 대표 CEO] 민병덕 국민은행장

"고객과 더 가까이"… 전국 점포 순회 앞장<br>"행장은 직원들 등 두드려주는 역할"<br>경영혁신 통해 실적도 빠르게 증가


취임 1주년(7월29일)을 앞두고 있는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용장(勇將)이다. 충남 천안 성환읍의 시골마을에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난 민 행장은 부모로부터 항상 '원칙과 소신을 지킬 것'을 교육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나서 지난 1981년 국민은행에 입사한 뒤 영업과 인사업무를 줄곧 담당해 왔는데, 어릴 때부터 교육받았던 '원칙과 소신'이 중요함을 느꼈다고 했다. '원칙과 소신'이 인생철학으로 굳어진 것도 이 맘 때라고 한다. 30년의 은행생활을 해 온 민 행장은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갖고 있다. 은행에서 최고 자리에 올랐지만 여전히 사무실에 앉아있는 것보다는 현장을 돌아다니며 직원들과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민 행장이 "정책은 유능한 부행장과 부장들에게 맡기고 행장은 직원들 등을 두드려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행장실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한 것도 그가 얼마나 현장을 중시하는 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실제 민 행장은 취임 이후 전국 점포를 2번이나 돌았다. 취임 직후인 지난해 8월부터 전국을 돌며 점포장 1,100여명을 대상으로 '캔 두 스피리트(Can Do Spirit)' 결의대회를 열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전국 영업점 직원 3,200여명을 대상으로 '변화와 혁신을 위한 최고경영자(CEO) 전국순회'를 가졌고, 올해도 1월 중순부터 전국 점포장 1,000여명을 대상으로 CEO 전국순회행사를 벌이고 있다. "현장이 더 편하다"고 말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민 행장은 위성복 전 조흥은행장이 젊은 행원시절에 출근할 때마다 거울 앞에 서서 "행장님, 이제 출근하십니까"라고 했다는 일화를 항상 가슴속 깊이 새기고 있다. 긍정의 힘으로 난관을 극복하자는 취지에서다. 영업점장 시절에는 매우 어려운 점포를 맡고 너무 힘들어 은행을 그만둘까 하는 생각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발로 뛰는 영업활동에 매진했고, 결국 '영업의 달인'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영업의 달인이어서일까. 행장 취임 이후 국민은행의 실적은 빠른 속도로 늘었다. 올해 1ㆍ4분기 실적은 7,40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지난해 1ㆍ4분기에 비해 24.5%나 증가했다. 또 순손실을 기록했던 2010년 4ㆍ4분기보다는 무려 1조551억원이나 늘었다. 국가고객만족도(NCSI) 역시 5년 연속 1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고, 영업력 회복 및 신상품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시중은행 가운데는 최초로 총수신이 200조원을 돌파했다. 이런 성과는 취임 이후 만들어 낸 경영혁신에서 비롯한다. 민 행장의 취임 일성은 "근원적 변화를 위한 '딥 체인지(Deep Change) 경영'"였다.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대내외의 급격한 변화에도 안정적 수익성장을 지속적으로 견인하기위해 의식, 관행, 제도 전반에 걸친 경영혁신운동이다. 또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해 본부의 조직도 개편했다. 마음이 아팠지만 조직의 슬림화를 위해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해 모두 3,244명에 대한 희망퇴직도 이뤘다. 조직개편만으로 실적이 개선된 것은 아니다. 직원의 역량 및 영업력 강화를 위한 '성과향상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실적이 쑥쑥 올라간 것도 이 때부터다. 새로운 개념의 영업전략도 냈다. 대학생 전용의 은행 점포인 '樂star Zone'이 대표적. 대학생 전용공간으로 이곳에서는 예ㆍ적금, 카드개설 등 기본적인 은행 서비스는 물론이고 세미나 공간, 미니 카페, 영화 감상, 음악 등이 함께 제공하고 있다. 실적을 중시하지만 민 행장은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위한 배려도 잊지 않는다. 그는 지난해 11월 지점장들에게 짐 콜린스가 쓴 '굿 투 그레이트(Good to Great)'를 나눠줬다. 이 책은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회사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직원들이 한 번쯤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었다'는 바람을 담고서. He is
▦54년 충남 천안 ▦대전 보문고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81년 국민은행 입행 ▦83^91년 재무부장관 표창 ▦95년재경원장관 표창▦2007년경서지역 본부장▦2008년남부영업지원 본부장▦2008년영업그룹 부행장▦2010년 개인영업그룹 부행장 ▦2010년~ 국민은행장
새 상품 나오면 직접 홍보… 영업력 끌어 올려
● 民행장의 소통 경영 신상품이 출시되는 날이면 민병덕 행장은 으레 상품을 홍보하는 현장에 있다. 새로 만든 상품을 은행장이 직접 홍보를 하기 위해서다. 행장이 손수 현장홍보를 하자 이는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출시되는 상품마다 좋은 실적을 거두어 KB국민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총수신 200조원을 돌파한다. KB국민은행 담당자는 "경영 공백 등으로 위축됐던 KB국민은행의 영업력이 민 행장 취임 후 살아나는 분위기"라며 "생산성과 수익성 개선 노력이 성과를 거두며 실적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집행력 있는 덕장(徳將)'으로 불리는 것도 이런 이유다. 민 행장은 소통을 중시한다. 민 행장 스스로도 "은행원으로 시작해서 최고경영자(CEO)의 자리에 올라왔는데, 소통과 현장을 중시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특유의 끈끈한 '팀워크'를 더욱 단단하게 하고 그것이 성과로 이어질 있도록 하는 게 결국 소통이라는 것이다. '열정을 포기하는 것은 영혼을 주름지게 한다.' 민 행장의 좌우명이다. '세상에는 안 되는 일이 없다'고 전국을 누비고 다닌 것도 이런 좌우명을 기반으로 한다. 중소기업과 서민 지원을 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데도 상당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나 그 누구보다도 서민을 아픔을 잘 알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는 더욱 신경을 쓴다. 국민은행은 중소기업 금융지원이 4조2,000억원 가량을 책정해 놓았고, 미래성장 관련 자금도 1조1,049억원을 준비해 뒀다. 특히 'KB 히든스타(Hidden Star) 500'은 역량 있는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집중 지원하는 눈에 띄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2월 시행했는데, 현재 72개 중소기업을 선정했고 올해까지는 모두 100여 개, 3년간 약 500여 개로 늘릴 계획이다. 서민을 위한 상품도 앞서서 내 놓고 있는데, 지난 4일 업계에서 가장 먼저 출시한 'KB 장기분할상환 고정금리 모기지론'은 1조원 규모로 판매하고 있다. 또 은행 자체적으로 저소득 근로자 및 영세사업자의 자활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의 미소금융 확대방안이 나오기 전부터 300억원 규모의 마이크로 크레딧 사업을 내부적으로 추진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으로 KB국민은행은 은행권에서 미소금융 지원실적 1위, '새 희망 홀씨' 지원실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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