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국회,모든 갈등·대립 녹이는 용광로役 해야"

[인터뷰] 박희태 신임 국회의장<br>임기중 국회시설 하나도 안 지을것 투자할 돈 아껴 의원 의정활동 지원<br>정치주체들이 나서야 개헌동력 붙어 세종시는 여야 협상통해 결론내야



SetSectionName(); "국회,모든 갈등·대립 녹이는 용광로役 해야" [인터뷰] 박희태 신임 국회의장임기중 국회시설 하나도 안 지을것 투자할 돈 아껴 의원 의정활동 지원정치주체들이 나서야 개헌동력 붙어 세종시는 여야 협상통해 결론내야 대담= 구동본 정치부장 dbkoo@sed.co.kr 정리= 고광본·임세원·박준호기자 사진= 김동호기자 dhkim@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국회가 갈등과 대립 해소의 용광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제 임기(2년) 안에는 국회에 시설물을 추가로 하나도 짓지 않고 모두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데 쓰겠습니다." '유머와 여유, 조정력과 타협의 정치'로 대변되는 박희태(72ㆍ사진) 신임 국회의장은 10일 오전 서울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가진 데 이어 오찬까지 함께하며 포부를 밝혔다. 취임 사흘째를 맞은 그는 이날 아침 국립 현충원을 방문해 '호국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으로 조국은 오늘도 힘차게 발전하고 있습니다'라는 방명록을 남긴 것처럼 인터뷰 곳곳에서 우리나라의 발전에 대한 자부심과 희망을 피력했다. 박 의장은 특히 "국회가 모든 갈등을 용광로처럼 녹여 국민의 신뢰를 받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18대 국회 전반기에 빚어졌던 국회의 날치기와 폭력사태 등을 피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야 사이에서 그의 조정력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박 의장은 우선 국회가 국민으로부터 신뢰 받기 위한 방법으로 '법대로 국회'를 강조했다. 여야 모두 법을 지키라는 것이다. 또한 국회 시설물을 짓는 돈을 아껴 앞으로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수행하는 데 모두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의장은 유능제강(柔能制剛ㆍ유한 것이 강한 것을 제압한다), 노마지지(老馬之智ㆍ길을 잃어버렸을 때 늙은 말이 찾는다), 상선약수(上善若水ㆍ지극히 착한 것은 물과 같다)를 즐겨 인용한다. 의장으로서 부드럽게 소통하고, 경륜 있는 70대 의장으로서 지혜를 발휘하고, 국민을 향해 낮은 자세로 봉사하겠다는 뜻이다. 6선 의원 출신으로 스스로를 '정치6단'이라고 표현하는 박 의장이 과연 의장직을 수행하며 정치 9단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음은 일문일답. -먼저 의장으로서 소감과 각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국민들이 국회의 변화를 바라고 있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뜻을 받들어 변화의 새 바람이 불도록 하겠다. -지방선거에 나타난 민심을 어떻게 보시는지. ▦국민들의 뜻을 잘 받들어 정치를 해야 한다. 국민이 어느 당 쪽으로 심판했다고 보기보다는 앞으로 여야 모두 국민의 뜻을 잘 읽어야 한다. 선거에서 어느 쪽이 크게 승리하면 다음번에는 견제하는 게 국민의 심리다. -여야 간 타협의 정치가 필요하고 세대를 아우르는 화합이 필요하다. 의장으로서 리더십을 어떻게 발휘하실지. ▦기발한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 국민의 지지를 받겠다는 생각보다는 원초적인 모습으로 원형 그대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본다. 국회는 입법 기능과 국리 민복을 창출하는 곳이다. 그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특히 국회가 갈등과 대립 해소를 위한 용광로 역할을 해야 한다. 모든 분쟁을 국회에서 해결하는 분쟁 해결의 장이 돼야 한다. -국회에는 입법기능과 예산통제 기능, 대통령과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독하는 역할이 있다.정부나 대통령으로부터 국회가 좀더 권위를 확보할 수 있는 복안이 있다면. ▦지금 헌법상으로 국회가 정부를 견제할 각종 제도가 많다. 우리나라는 같은 대통령제이지만 미국 의회에 비해 엄청난 대정부 견제 기능이 있다. 대정부질문ㆍ국정감사ㆍ국정조사를 할 수 있다. 견제기능을 잘 살려 충실하게 소임을 다하면 된다. -의장은 이명박 대통령을 만든 이른바 '6인회' 멤버다. 일각에서는 의장이 행정부로부터 완전히 독립할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동안 여러 의장이 재임 중 임기를 마친 뒤 은퇴를 약속하며 정치적 중립의지를 밝혔다. 차제에 확실한 정치적 중립의지를 천명하는 뜻으로 퇴임 후 거취를 미리 밝히실 생각은 없는지. ▦그것은 일반론이 아니다. 누가 은퇴를 했나(약간 목소리가 높아지며). 박관용ㆍ김원기ㆍ임채정 세 분은 그렇게 했지만 대체로 그렇지 않았다. 의장 한 분이 또 하기도 했고 전에는 당적도 바꿔가면서 의장을 하기도 했다. -기자들이 볼 때는 국회가 열심히 하고 역할도 크다고 보는데 국민이 보는 관점은 다른 것 같다. 정치인에 대한 신뢰가 아쉬운 부분이다. 국회의원과 국회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정원이 299명인데 그 많은 국회의원들이 대부분 열심히 한다. 입법뿐만 아니라 지역구 활동 등 눈물 나는 노력을 한다. 정치자금도 많이 부족하고 수요처는 엄청나게 넓어진 상황에서 시달리는 모습을 보면 너무 안타깝다. 그러면서도 어쩌다 정말 그런 일들이(정치자금법 위반 등), 가슴 아픈 일이 벌어지는데 그런 것만 부각돼 마치 전체 국회의원이 그러는 것처럼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국민들께서도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고 언론도 사건 하나 생길 때마다 전부 다 그렇다고 확대해서 보지 않았으면 한다.(이때 김형오 전 의장으로부터 오는 16일 출판기념회에 와달라는 전화가 걸려왔다.) -그렇다. 불명예스러운 사안이 부각 되면 국민의 신뢰가 많이 떨어진다. ▦좀 봐달라. 아이구, 참 너무 가혹한 것 같다. 국회의원이 누가 축재를 목적으로 그런 부정행위에 가담하나. 지역구 관리하고 의정활동을 하다 보면 불가피하게 불운하게 그런 데 관련되는 경우가 있다. 이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번에 인적ㆍ물적 지원을 강화하려고 한다. 제 임기 동안에는 국회에 시설물을 하나도 짓지 않을 것이다. 그 돈 아껴서 우리 의원들 의정활동을 뒷받침할 것이다. 맘 같아서는 의원들에게 자녀 학자금 같은 것에 대한 무이자 대출도 고려했으면 한다. 취임사에서 이 말을 하려고 준비했는데 하지 않았다. 정말 눈물 나게 가슴 아프다. 권오을 국회 사무총장 내정자에게도 국회에 새로 집 지을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 국회가 건축 경쟁장 비슷하게 됐다. 처음 국회에 들어왔을 때는 10만평(33만㎡) 대지 안에 건물은 본관 하나밖에 없었다. 의원 회관도 없었다. 그때 의원들이 지금보다 뒤떨어진 의정활동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의원회관 정도면 됐다. 국회가 아니라 도회지 뒷골목인지 각종 건축이 난립했다. -그럼 김형오 전 국회의장 시절 추진돼 연내 완공을 목표로 의원동산 쪽에 짓고 있는 영빈관이나 제2의원회관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일단 모두 검토해보라고 했다. 지금 내가 안 한다는 것이 돼 있는 것 뜯을 수는 없는 것이고 좌우간 제 임기 중에는 한 평도 짓지 않을 것이다. 전에는 자연 속에 파묻힌 의사당 의원들이 식사 후 산책하고 머리 식히고 나무 그늘 밑에서 쉬면서 국정을 구상했다. 꿩이 새끼들이랑 같이 놀았다. 토끼나 족제비도 돌아다녔다. 정말 좋은 자연 풍경이고 목가적이었다. 지금은 한심하다. 그래서 모든 내 능력과 예산이 허용하는 한 의원들에게 투자하겠다. -국회의 기능강화가 필요하기는 한데 밖에서 볼 때 직권상정과 그에 따른 폭력문제로 국민의 신뢰가 떨어지는 것 같다. 단호한 입장표명을 할 용의는. ▦법대로의 국회를 만들겠다. 국회가 법을 잘 만드는 곳일 뿐 아니라 잘 지키는 곳이다라는 인식을 강하게 심겠다. 앞으로 법대로 할 것이다. 그러면 직권상정이니 뭐니 하는 말도 안 나올 것이다. -개헌 문제가 자꾸 정치권에서 나오는데 동력이 붙지 않고 있다. ▦개헌사(史)를 돌아보자. 왜 동력이 붙지 않는가에 대한 답이 나온다. 어제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개헌 논의를 국회에서 시작하자고 양측에 제의했다. 논의되면 열심히 뒷받침하겠다. -적극적으로 개헌문제를 끌어갈 계획은. ▦무소속이 된 국회의장이 무슨 힘이 있다고 개헌 같이 고도의 정치적 사안을 손대겠나.정치 주체들이 나서야 동력이 붙는다. 개헌에는 엄청난 추진력이 필요하다. 섣불리 개헌하겠다고 해놓으면 온갖 곳에서 요구가 분출할 것이다. 새로 헌법을 만들어도 다 수용 못할 정도로(목소리가 나올 것이다). -세종시 문제가 국회로 공이 넘어와 정리되지 않을까 싶은데 어떻게 보는가. ▦세종시 문제는 정부에서 소위 수정안을 내놓았고 국회에서는 논의되면 각 당의 입장을 내놓을 것 아닌가. 거기에서 논의해 결정해야 한다. -검사장까지 하셨으니 친정이 법조인데 국회에서 논의하고 있는 사법개혁 논의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직 잘 파악하지 못했다. 사법개혁은 한두 번 나온 이야기가 아니고 그동안 끊임없이 개혁했다. 요즘 무엇이 가장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 -과거 20여년 전에 몸담았을 때와 문화 및 제도가 많이 바뀌었을텐데. ▦내가 검찰에 20년 있었지만 이제는 검찰에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웃음). 검찰제도를 개혁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내가 여기 들어온 뒤에도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 있을 때 중요한 개혁을 했다. 형사소송법을 고쳐 체포제도를 만들었는데 그 전에는 아무 때나 경찰관이나 수사관이 가자 하면 가야 하고 집에 가라면 가야 했다. 이를 많이 고치고 거의 미국식의 인권보호 장치가 들어와 있다. 미국보다 하나도 못할 게 없을 정도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법원의 판결에 대한 독립성 부분들을 놓고 여야 간에 논란이 있다. ▦법원은 독립된 심판을 하고 있다. 대명천지에 판사의 재판권에 사전 개입해 판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사회가 성숙했다. 판사가 판결에 개입했다면 항우장사라도 힘들 정도다. 검찰은 좀 다르다. 제도적으로 상명하복 관계에 있기 때문에 그걸 존중해 각 검사가 노력해야 하고 지도부도 유념해야 할 일이다. 검사가 각각 제 맘대로 해버리면 안 된다. 검찰은 전국적인 통일을 요구하는 공소권 행사랄까 이게 돼야 한다. -입법부 수장으로서 국정 운영에 대해 조언이 있다면. ▦의장을 해보고 좋은 의견이 있으면 말씀드리겠다. -대통령을 만날 계획은. ▦필요하면 언제든 만나 뵙겠다. -여야 간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특히 여당 쪽은 개인적으로 보실 때 어떤 생각과 자질을 가진 분이 대표를 맡았으면 하는가. ▦진짜 국리 민복을 위해 일할 사람이 돼야 한다. -의원외교 강화도 중요한데. ▦의원외교를 강화해 의원들이 열심히 뛸 수 있게 하겠다. 예를 들어 자원외교 등 글로벌 의원으로서 역할하고 각자 국익을 위해 의정활동을 하도록 모든 의원들에게 투자하겠다. 외국의 선진 제도와 운영 실태를 살펴보려고 해도 2~3일 갔다오면 무엇을 알겠나. 연구 목적일 때는 연구에 맞는 기간이 필요하다. -의원에 대한 지원 강화는 예산이 수반되는데. ▦우선은 집 짓는 것 스톱하고 전부 의원 서포트하는 데 돌린다. -농으로 얘기하면 야당의 4대강 중단하고 복지에 투입하라는 주장과 비슷하게 들린다(웃음). ▦4대강은 지역에 따라서 아주 환영하는 데가 많다. 엄청나게 좀 문제가 있는 데가 있다는 데도 있고 부분적으로 조정해야 할 것 같다. 세종시도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지는 각 당 교섭단체들의 태도에 달려 있다. -천안함 이후 안보태세 확립은 이견이 없는데 대북제재를 놓고 국제공조가 좀 안 되는 것같다. 권위주의정권 시절에도 남북한 간에 의견을 나누지 않았나. 혹시 북한 국회와 커뮤니케이션할 계획은. ▦지금 당장 뭘 하겠다고 말하기는 곤란하다. 대통령이 잘하고 있는데. 인터뷰에 이어 구내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긴 박 의장은 정치인생을 회고하면서 "(1998년부터 1992년까지) 대변인을 하던 때가 가장 좋았는데 1990년 1월 3당합당이 정치를 망쳤다"며 "당시 3당합당 발표를 전혀 몰라 급하게 골프장에서 나와 민정계들이 모였는데 너무 비통해 하며 탄식했다"고 술회했다. 김영삼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 의장은 "당시 3김에 치여 젊은 인재들이 발전할 길이 없었다"는 소회도 피력했다. 약력 ▦1938년 경남 남해 ▦서울대 법학 학사 ▦고등고시13회 사법과 ▦13~18대 국회의원 ▦민정당ㆍ민자당 대변인 ▦법무부장관 ▦신한국당 원내총무 ▦17대 국회부의장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 경선선대위원장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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