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오피스 공급사업 곳곳 차질

공급과잉에 공실률 늘어 사업성 갈수록 악화<br>알짜 부지 매물 나와도 매수자 없어 전전긍긍<br>"서울 강남·강북 모두 빌딩건립 PF 중단 상태"

서울 지역 오피스빌딩의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신규 사업 공사도 잇따라 차질을 빚고 있다. 오피스빌딩이 밀집해 있는 서울 강북권 전경.


서울 강북권에서 추진되는 오피스 공급사업이 곳곳에서 차질을 빚고 있다.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오피스빌딩의 임대료가 하락하고 공실률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반면 땅값과 공사비가 오르면서 사업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착공에 들어가지 않은 서울 요지의 오피스 부지가 매물로 나오는가 하면 공사를 시작해 매물로 나온 일부 빌딩도 매수자가 나서지 않으면서 시행ㆍ시공사 모두 애를 태우고 있다. 시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강남ㆍ강북을 가리지 않고 오피스 공실률이 치솟아 사업성이 떨어지면서 오피스 건립을 위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사실상 모두 중단된 상태"라며 "이미 PF를 받은 사업장도 금융권의 상환 요구에 못 이겨 급하게 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호가 차이가 커 거래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오피스 부지ㆍ건물 줄줄이 매각 지연=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 강북권에서 매각협상을 벌이고 있는 오피스 부지나 시공 중인 오피스빌딩은 모두 6~7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에 주상복합으로 사업승인이 났다가 지난 2008년 말 뒤늦게 오피스 용도로 인ㆍ허가를 다시 받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서울 중구 을지로2가 '101 파인애비뉴'의 경우 2개 동의 오피스 중 1개 동이 1,600억~1,800억원선에 매물로 나와 있지만 매각작업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진척을 보이고 있지 않다. 나머지 1개 동이 공사를 시작하기 전인 2006년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에 팔린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 빌딩의 시공사인 두산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주상복합에서 오피스로 용도를 바꾸는 인ㆍ허가 과정이 지연되며 매각작업도 잠시 늦춰졌다"며 "오는 2011년 완공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분양ㆍ매각 대금을 통해 대출금을 갚고 사업비를 충당하는 PF사업의 특성상 매각이 늦어지면 공정에도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게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지적이다. 이밖에 지난해 6월 착공에 들어간 서대문구 마포로 4구역 4-1지구 오피스빌딩(연면적 3만6,547㎡) 등도 현재 매수자를 찾지 못하고 매물로 나와 있다. 아예 사업권을 넘기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GS건설이 시행사의 지분을 사들여 지상 23층, 연면적 5만1,413㎡의 오피스빌딩 건립을 추진하던 종로구 청진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은 지난해 말 KT가 사업권을 인수했고 연면적 2만341㎡의 빌딩 신축이 추진되고 있는 중구 을지로2가의 또 다른 오피스 부지에 대한 사업권 역시 시장에 나와 매수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피스빌딩 수익성 악화가 주원인=업계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오피스빌딩 자체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고 특히 강북권의 경우 도시환경정비사업 예정지가 몰려 있어 오피스 공급이 과잉 현상을 빚고 있는 게 오피스 공급 차질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이 최근 발행한 서울 오피스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ㆍ4분기 오피스 공실률은 5%를 넘어서 최근 1년 동안 두 배 가까이 뛰었다. 1㎡당 임대료는 3ㆍ4분기보다 0.9% 상승한 20만6,000원을 기록했지만 이는 서울스퀘어 등 대형 리모델링 오피스빌딩이 임대료를 대폭 올린 영향일 뿐 실제 대부분의 오피스 임대료는 동결되거나 일부 하향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신축 오피스에 대한 매매 역시 일부 기업이 사옥 용도로 짓거나 사들이는 것 외에는 지지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도시환경정비사업 등 주로 프로젝트 금융투자회사(PFV)를 앞세워 진행하는 오피스 사업에 참여한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사업권은 넘기고 시공권만 따내는 방향으로 사업방향을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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