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한은 "가계부채 악순환 구조 경기변동성 키워"

한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한국은행은 집값이 오르면 주택담보대출이 늘고 이것이 가계부채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가 경기 변동성을 키울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30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주요 20개국(G20) 국가 가운데 관련 자료 입수가 가능한 9개국과 스페인, 북유럽 3국 등 13개국의 지난해 말 기준 가계부채 상황을 비교, 분석 했다. 우리나라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53%로 영국(161%), 호주(155%)와 더불어 높은 수준에 속했다. 노르웨이와 스웨덴은 우리보다 가계부채 비율이 높았지만, 이는 사회보장에 필요한 세금을 많이 걷어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다른 나라보다 적은 데 따른 것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은 특히 아파트 가격이 올라 가계부채를 늘리는 악순환 구조는 경기 변동성을 키울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집값이 치솟자 집을 사려고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리는 주택담보대출이 늘었고, 이는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졌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2000년대 가계부채와 가계소비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가계부채 비율의 상승폭이 큰 나라일수록 가계부채 증가가 소비 변동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경기의 변동성이 확대될 위험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수도권의 소득 대비 아파트 가격이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2분기 현재 수도권 일반 아파트(109㎡) 가격은 도시근로자 가구 연소득의 11.6배로 2000년대 평균인 9.7배를 크게 웃돌았다. 다만 지방은 아파트 가격이 소득의 3.2배로 과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 가계 빚의 증가 속도가 빠른데다가 금융위기 이후에도 부채조정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 2000년과 비교하면 한국은 56.8%가 올랐다. 이는 13개국 평균 증가폭인 36.7%보다 1.5배나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빠른 국가 가운데 영국, 스페인, 노르웨이 등은 국제 금융위기 이후 부채가 큰 폭으로 조정됐지만 우리나라와 호주는 위기 이후에도 가계부채 비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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