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술계 우먼파워 거세다

국립미술관장·화랑協 회장에 발탁<br>큐레이터 이숙경·김선정 등 두각<br>이불·데비한 등 女작가 활동 활발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김홍희 서울시립미술관 관장

표미선 한국화랑협회 회장

설치미술가 이불

설치미술가 김수자

한국화가 정종미

미술계에서 연초부터 여성의 활약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에 국립현대미술관 정형민 관장과 서울시립미술관 김홍희 관장이 각 기관 최초의 여성 수장으로 임명된 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화랑협회 회장에 표미선 표화랑 대표가 선출돼 연임하게 됐다. 영국 국립미술관 테이트의 최초 한국인 학예연구사가 된 이숙경 테이트리버풀 큐레이터 역시 올해에 다양한 전시와 강연회를 통해 세계 미술계와 마주하고 있다. 아시아 여성 큐레이터 6명을 공동 기획자로 선임한 올해 광주비엔날레에서는 독립 큐레이터 김선정 씨가 활동 중이다.


여성 작가들의 활동도 활발하다. 이달 초 일본 도쿄 모리미술관에서는 이불의 회고전이 개막됐다. 아시아 최고의 현대미술관으로 꼽히는 모리에서 일본인이 아닌 아시아 작가로는 두번째, 여성으로는 처음인 대규모 개인전이다.

관련기사



신문로 성곡미술관에서는 재미교포 작가 데비한의 개인전 '비잉(Being):데비 한 1985~2011'이 열리고 있다. 데비한은 서구적 아름다움의 상징인 비너스의 머리에 작달막하고 평범한 한국 여성의 몸을 합성한 사진 작품으로 국내에서 주목 받았었다. 중간 회고전 성격인 이번 전시에는 어린 시절 한국계 미국인으로 살았던 작가의 이민 초기부터 LA와 뉴욕 시절, 한국에서 작업하며 보냈던 지난 7년 등 지난 26년간의 시기별 작품들이 고루 선보였다. 회화, 드로잉, 조각, 설치, 도예 등 60여 작품 속에서 요동쳤던 작가의 내적인 변화가 동시에 드러난다. 전시는 3월18일까지다.

팔판동 갤러리인에서는 중견 여성작가 정종미의 개인전 '여성성에 바치는 헌사-보자기 부인'이 한창이다. 한국 여성의 단아한 아름다움을 한지에 담아낸 '종이부인' 연작으로 유명한 작가가 고려 불화를 연상시키는 '오색불화' 시리즈로 신작을 내놓았다. 물론 새 작품에도 한국 여인의 얼굴이 주인공이다. 한국적 자연색과 전통재료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작가는 "고구려 벽화부터 고려불화까지 한국의 색채관에는 오행사상이 담겨있고 보자기 작업에는 모성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여성성이 담겨있다"고 설명한다. 총 25점의 대표작이 선보인 이번 전시는 3월10일까지 이어진다.

전시가 한창인 이들 작가의 공통점은 동양인 여성이자 한국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객관적으로 보는 동시에 주관적으로 해석하려는 노력으로 압축된다.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여성작가 김수자 역시 '보따리''바늘여인' 시리즈 등으로 한국의 여성성이 아우르는 모성과 인간애를 보여줬다. 김수자의 개인전은 9월께 국제갤러리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들 뿐만 아니라 책을 주제로 다양한 미디어아트를 선보이는 강애란, 기하학적 추상에 따뜻한 감성을 담아내는 홍승혜, 닳아서 사라질 비누를 소재로 예술의 영원불멸성에 질문을 던지는 신미경, 과학과 수학 원리를 근간으로 빛과 선의 설치작품을 제작하는 김주현, 깨진 도자기를 금박으로 이어 붙이는 이수경 등 대표적인 여성작가들이 국내외에서 전시회를 통해 한국미술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조상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