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영화] '키즈 리턴'

[새영화] '키즈 리턴'최근 예술전용관으로 개관한 하이퍼텍 나다가 개관 축하작품으로 선보이는 「키즈 리턴」은 바닥을 전전하는 버려진 삼류들이지만 밟히면 밟힐수록 곧아지는 잡초처럼 더욱 강한 생명력으로 육박하고 차오르는 두 젊은이들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소나티네」(93년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초대)와 「하나비」(97년 베니스영화제 금사자상)로 잘 알려진 기타노 다케시가 연출했다. 「키즈 리턴」은 기타노감독이 지난 94년 오토바이 교통사고로 죽음의 문턱을 오간 뒤 비로소 삶에 대한 새로운 전망을 품은 후 96년 제작된 작품이다. 죽음에서 삶으로 「리턴」했을때 영화감독 기타노는 희망과 삶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고백하기 않을수 없었던 것.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이며 자신의 첫번째 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키즈 리턴」의 두 소년 신지와 마짱은 말 그대로 비행청소년. 학교와 사회에서 이지메 당한 청춘들이다. 뒷골목에서 삥이나 뜯고 성인영화관을 기웃거리고, 수업시간엔 선생님을 골탕먹이기 일쑤인 이들. 자전거 한대를 타고 비틀거리는 이들을 앞으로도 뒤로도 갈 곳 없는 절망의 곡예를 벌이는 것 같다. 선생님도 친구들도 그들의 삼류 인생을 포기한 지 오래다. 그래서 마침내 권투와 야쿠자 세계의 룰에도 적응하지 못한 이들은 또 다시 자전거를 타고 인생의 쓴 물을 감내하듯이 비틀거린다. 그러나 이들은 스스로 절망을 말하지 않는다. 고단한 젊은 시절을 겪었던 기타노감독이 스스로에게 다짐이나 하듯 「아직 시작도 안 했는 걸」이라는 마지막 대사는 그의 생에서 새로운 지향점의 발견과 그곳에 대한 솟아오르는 희망을 뜻한다. 「키즈 리턴」은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두 주인공의 모습으로 시작하여 자전거를 탄 그 두명의 모습을 끝을 맺는다. 저전거의 뒷바퀴가 앞바퀴를 두 좇아 움직이는 구조는 영화 속, 마짱의 꿈과 좌절을 신지가 동일하게 답습한다는 내러티브의 운동성을 상징한다. 자전거와 함께 올라타는 순간 고된 지난 세월은 씁쓸한 웃음의 추억이 되고, 마짱과 신지의 우정은 회복된다. 28일 개봉. 입력시간 2000/09/25 18:09 ◀ 이전화면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