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세계무역 8강 올라도 고지는 높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리나라가 수출입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하면서 처음으로 이탈리아를 제치고 세계무역 8강에 진입한다는 소식이다. 선진국의 극심한 경기침체는 물론 신흥국 경제마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실적이어서 더 값지다. 지난 9월까지 우리 수출은 전년대비 소폭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10월부터 증가세로 반전되면서 회복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내년은 더욱 기대가 된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어 다행이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부진은 앞으로 최소 수년간 기조적으로 이어진다는 게 지배적인 전망이어서 단단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전반적인 수요위축이 당분간 풀리기 어려운 가운데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점점 짙어지는 이중고는 감내하기 어려운 악조건이다. 수출단가 하락도 문제다. 철강과 석유화학의 경우 올 들어 10월까지 수출물량이 전년 대비 7%대 증가했으나 단가는 각각 9.5%, 7.1%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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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연간 무역액이 1조달러를 넘어 2조달러로 나아가려면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 우선 수출의 내용적 개선이다. 수출이 내수와 고용을 견인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급격히 줄면서 수출확대에 따른 경제적 혜택의 체감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이는 대기업 위주의 수출구조 심화와도 상관관계가 있다. 상품과 서비스 수출의 불균형도 문제다. 또 최종 수출품 생산에 투입되는 중간재를 외국에서 가져다 써야 하는 '수입 의존형 수출구조'가 심해져 외화가득률이 하락하고 있다. 수출이 소수 주력품목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는 것은 가장 큰 문제다.

수출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중소∙중견기업들을 성장시키는 것이 필수조건이다. 정부의 수출진흥 정책 역시 이들에게 맞출 필요가 있다. 새로운 수출산업 창출도 시급하다. 바이오헬스ㆍ나노융합ㆍ그린에너지ㆍ로봇ㆍ농식품 등이 대표적인 분야다. 이들 산업은 중소∙중견 수출기업 육성과도 연결할 수 있어 더욱 중요하다. 조선ㆍ자동차 같은 기존의 주력 수출산업은 친환경 에너지절감형 등을 통해 더욱 고도화해야 한다. 내년에 출범하는 새 정부는 수출진흥 정책을 글로벌 시장환경에 맞춰 총체적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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