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물류부국의 길/조정제 해양수산개발원 원장(로터리)

우리 경제는 최근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조적인 문제가 겹쳐 있어서 쉽게 해결될 것 같지도 않다. 우리 제조업의 경쟁력은 동북아에서 볼때 일본의 최고기술과 중국의 중위기술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되고 있는 형국이다.그동안 우리는 공업입국의 틀속에서 제조업위주의 성장전략을 취하다 보니 자연 물류의 중요성을 경시해왔다. 우리 제품의 생산원가가 낮다고 해도 그것이 물류과정을 통해서 형성되는 수출현장에서의 가격이 높으면 국제경쟁력은 그만큼 약화되는 것이다. 우리의 물류비용이 제조판매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7%에 이르는데 미국은 7%에 지나지 않다고 한다. 물류비용이 상대적으로 싸게 마련인 작은나라의 경제속성을 감안하면 우리의 물류비용은 가히 물류후진국이라할 정도로 엄청 비싼 것이다. 그러나 우리 한반도는 21세기 세계중심지로 발돋움하고 있는 동북아에서 다행히 지정학적으로 매우 유리한 중심적 위치에 놓여있다. 한반도의 남해안에 위치하고 있는 부산항과 광양항은 세계의 바다 「하이웨이」라 할 수 있는 유럽의 로테르담∼지중해∼싱가포르∼홍콩∼카오슝∼상해∼부산∼고베∼LA로 이어지는 소위 간선항로상의 중심항만으로 성장하고 있고 내륙으로는 장차 한반도의 남북종단철도(TKR)를 거쳐 러시아횡단철도(TSR)를 통하여 유럽과 이어지는 세계적인 물류요충지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이 동북아의 국제물류 중심성은 섬나라 일본이 우리 위상을 감히 넘볼 수 없는 지리적 강점이다. 네덜란드는 유럽의 관문으로서 물류부가가치의 창출을 통해 오늘의 부를 누리고 있고 싱가포르도 동남아의 중심항(Hub Port)개발을 시발로 동남아의 국제중심성을 향유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개발연대의 공업입국 바탕위에 이제 동북아의 국제물류중심국가로 발전, 일본과 중국의 틈새에서 한반도 특유의 입지성을 최대한 살려 물류부국의 새 길을 열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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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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