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큰손 보험사 덕에 봄날맞은 회사채 시장

GS에너지·현대중공업 등 수요예측서 잇단 흥행

역마진 해소 위해 적극 투자 … 당분간 강세 보일 듯


보험사가 회사채시장의 큰손으로 등장하면서 회사채 발행시장이 봄날을 맞고 있다. AA등급 이상의 우량회사채뿐 아니라 A등급 회사채도 상당수 시장에서 소화되고 있다.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현금 비중을 늘렸던 보험사들이 회사채에 대한 왕성한 식욕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발행시장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한 대다수 기업이 흥행에 성공했다. GS에너지(AA0)는 최근 7년 만기 회사채 1,000억원과 10년 만기 회사채 2,000억원을 발행하기 위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7년 만기물은 1,500억원, 10년 만기물은 3,000억원이 청약돼 각각 1.5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현대중공업(AA+) 역시 3년 만기물이 2.6대1, 5년 만기물이 2.47대1의 양호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건설업체 회사채 가운데 '최후의 보루'로 꼽혔던 현대건설(AA-)도 5년 만기물 2,000억원을 발행하는 데 0.95대1의 경쟁률을 나타내며 미매각 우려를 불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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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등급 회사채들도 상당수 시장에서 소화되고 있다. 현대다이모스(A+)는 5년 만기물 500억원, 7년 만기물 500억원을 발행하기 위해 최근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5년물은 4.5대1, 7년물은 1.6대1을 기록했다. LG생명과학(A+) 역시 5년 만기의 회사채 500억원을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3.8대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또 하이트진로홀딩스(A0)는 1,300억원의 회사채 발행과 관련 기관투자가 20곳이 수요예측에 참여해 1.9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 회사채 수요예측이 대다수 흥행에 성공한 것은 보험사들의 수요가 워낙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미국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로 회사채 매입 규모를 크게 줄였다. 장기물의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투자를 미룬 것이다. 하지만 이달까지 장기물의 금리가 안정세를 나타내자 역마진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다. 장기채로 발행되는 공사채의 물량이 감소한 것도 보험사의 회사채 투자에 영향을 크게 미치고 있다. 정부가 공기업의 방만경영 해소를 정책과제로 내세우면서 공기업의 회사채 발행 계획이 대다수 중단됐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이 공사채 대신 회사채로 눈길을 돌린 것이다.

보험사들의 회사채 매입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회사채 발행잔액(700조원) 가운데 보험사가 보유한 물량은 최근 19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전체 회사채 발행잔액의 27.3%에 달한다. 보험사가 보유한 물량은 지난 2010년 17.8%에 불과했지만 최근 급속도로 증가했다. 강수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은행과 연기금에 비하면 보험사의 매수 강도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보험사들의 투자여력이 여전히 높아서 당분간 회사채 발행시장의 강세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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