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IMF 구제금융시대­종금의 진로

◎자기자본 4% 미만땐 내1월 파산 불가피/영업정지 9사도 정상화계획 납득시켜야9개 종금사에 대한 영업정지 명령이 내려짐으로써 종금업계에 대대적인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영업정지를 당한 종금사나 운좋게 대상에서 제외된 나머지 21개 종금사 모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놓고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정부는 그동안 한국금융시장의 현실론을 내세워 급격한 구조조정에 난색을 표시해 왔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의 서슬퍼런 기세에 눌려 금융기관 폐쇄도 감수하겠다는 수세적 입장으로 돌아섰다. IMF 요구내용에 따르면 종금사들은 당장 연말까지 자기자본비율을 4% 이상으로 끌어올리지 못하면 내년 1월 파산조치를 면할 수 없다. 또 영업정지를 당한 9개 종금사는 올연말까지 IMF를 납득시킬만한 경영정상화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정상화계획이 조금이라도 부실하다고 판단되면 즉각 폐쇄시키겠다는 기세다. 앞으로 종금사들이 택할 수 있는 구조조정 방법은 크게 세가지로 구분된다. 우선 IMF 요청에 맞춰 영업을 포기한 채 자진 폐업하는 방법이다. 이미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간 청솔종금이나 부실채권규모가 자기자본보다 더 많은 종금사 가운데 일부는 이같은 최악의 수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방법은 자기자본비율 상향조정과 증자 등의 자구노력을 통해 현 상태를 유지하는 방안. 부실채권정리기금 발족을 계기로 기존 부실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한편 신규주주 물색과 대규모 증자를 통해 경영정상화에 나서는 수순이다. 한솔종금이 연내 1천억원의 증자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삼양 중앙 나라 대한종금 등도 각각 수천억원씩의 대규모 증자계획을 발표했다. 대주주 자금력을 이용해 현재의 어려운 여건을 타개해보겠다는 의지로 자금여력이 있는 다른 종금사들도 이와 비슷한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다른 금융기관과 합병하는 수순도 빼놓을 수 없다. 통합 파트너로 적당한 은행이나 증권사를 물색해 업종을 은행, 증권 등으로 바꾸거나 아니면 다른 종금사와 통합해 현행 종금시장에 그대로 잔류하는 방법 등이다. 증권사와 합치는 방안도 현실성있는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종금사 가운데 증권회사를 계열사로 끼고 있는 회사가 많다는 점에서 성사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LG종금과 LG증권, 쌍용종금과 쌍용증권, 고려종금과 고려증권, 한화종금과 한화증권, 동양종금과 동양증권이 대표적인 사례다. 종금사의 한 임원은 『IMF가 부실종금사 처리를 주요과제로 요구하고 나선 만큼 종금사 구조조정은 생각보다 빨리 진행될 전망』이라며 『늦어도 내년초까지 종금업계는 대대적인 지각변동을 맞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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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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