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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을 이식받은 환자가 면역 거부반응을 막기 위해 평생 복용해야 하는 '면역억제제'를 끊을 수 있는 국내 치료 사례가 나왔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김성주ㆍ박재범 교수팀은 만성신부전을 앓고 있는 전형수(48)씨에게 아들의 신장과 조혈모세포(골수)를 차례로 이식하는 방식으로 면역억제제 복용을 끊는 '신장 이식 면역관용'에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면역관용은 다른 사람의 장기를 이식받은 환자의 몸이 이 장기에 대해 면역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아 면역억제제 투여 없이 생존이 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통상적으로 신장 이식을 받은 환자의 경우 면역 시스템이 이식받은 장기를 공격하는 거부반응이 나타나 이를 막기 위해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했다. 그러나 면역억제제를 오래 복용하면 당뇨병이나 고관절 괴사 등의 부작용 위험이 있다.
의료진은 면역관용을 유도하기 위해 아들의 신장을 이식한 데 이어 조혈모세포를 함께 이식하는 방법을 썼다. 조혈모세포 이식을 통해 환자의 면역체계를 아들과 같게 바꿈으로써 거부반응을 막기 위한 것이다.
전씨는 2011년 12월 신장 이식 수술 후 면역억제제 투여량을 줄여오다 지난해 11월 면역억제제를 완전히 끊은 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신장 기능이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이번 치료법은 신장 이식 시 발생하는 면역 반응이 골수에서 시작되므로 장기를 이식받는 사람에게 기증자의 골수까지 함께 이식하면 거부반응을 억제할 수 있다는 이론에 따라 미국 하버드의대가 2011년 세계 처음으로 성공했으며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병원 측은 밝혔다.
김 교수는 "이번 면역억제제가 필요 없는 신장 이식 성공은 우리나라가 우위에 있는 생체 이식 분야와 더불어 앞으로 이식 분야 전반에 걸쳐 세계적 수준임을 입증하는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이식 환자들도 평생 복용해야 하는 면역억제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어 의료비 절감과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