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은행인 HSBC가 모기지론(주택담보대출) 부실로 경영실적이 악화될 전망이다. 특히 신용도가 낮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서브프라임(subprime) 모기지업체와 일부 시중은행들은 대출금 회수가 어려워 영업을 아예 중단하거나 파산보호 신청에 나서는 등 금융시장에 모기지론 부실 충격 우려가 커지고 있다. HSBC는 7일(현지시간) 서브프라임 부실 대출이 생각보다 더욱 악화돼 지난해말 현재 부실 모기지 대출금액이 105억6,000만달러로 전체 대출의 20%에 달할 것이라고 밝혀 금융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또 HSBC와 거래를 했던 모기지 회사 중 카롤톤은 영업을 중단한 채 더 이상 모기지 신청을 받지 않으며, 오우닛 모기지 솔루션은 파산보호신청을 제출했다. 피델스톤과 어크레디티드 홈 렌더스는 주주들에게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고 서둘러 발표했다. 이와함께 미국 3위 서브 프라임 모기지 회사인 뉴 센추리 파이낸셜도 HSBC와 같은 이유로 4ㆍ4분기 손실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금융기관 부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주택담보 대출자들이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이 커진데다, 금융 기관들이 소득과 상환능력 등을 감안해 이전보다 한층 엄격한 대출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재융자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모기지 업체인 프레디 맥 조사에 따르면 1년만기 모기지 변동금리(ARM)는 2005년초 4%대 초반에서 꾸준히 올라 11월에 5%대로 올라섰고, 올 1월에는 5.47%를 기록했다. 올해 금리인상 적용을 받는 ARM 규모만도 최고 1조5,000억달러에 달한다. 현재 미국의 전체 모기지 시장규모는 8조4,000억달러이며 이중 서브프라임 모기지 비율이 12%를 차지한다. 이는 지난 2001년의 7.5%보다 크게 증가한 것이다. 로버트 쉴러 예일대 경제학교수는 8일 경제전문 채널인 CNBC에 출연해 "미국 주택경기는 세계 역사상 가장 큰 붐을 맞이했으며 이제 조정국면에 돌입했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주택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대부분의 월가(街) 전문가들도 모기지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섰고 주택경기 둔화도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앞으로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충격과 파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반면 지나친 비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그레고리 맹큐 하버드대 교수도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주택시장이 둔화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경제가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가격급락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