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기획재정부-한국은행 '화합 무드'

'환율정책 정부 주도론' 둘러싼 갈등<br>강만수장관-이성태총재 비공개로 첫 회동<br>"韓銀 자주성 존중" "정책 협조" 의견 나눠

강만수(왼쪽)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7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가진 오찬회동에 앞서 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이호재기자

‘환율정책 정부주도론’을 둘러싸고 껄끄럽던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의 수장이 만나 일단 화합의 모양새를 갖췄다. 강만수 재정부 장관과 이성태 한은 총재는 7일 정오부터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1시간40분에 걸친 첫 상견례를 가졌다. 이날 회동은 당초 오전까지는 예정에 없다가 강 장관 측이 이 총재 측에 갑작스레 요청한 것으로 최근 강 장관의 환율개입 시사 발언이 몰고 온 두 기관 간 미묘한 갈등을 불식시키기 위한 자리로 알려졌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동에 대해 재정부는 “(강 장관이) 한은법에 정해진 바에 따라 통화신용정책을 중립적으로 수립해나갈 수 있도록 한은의 자주성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 총재는 “한은도 통화신용정책이 정부 경제정책과 조화를 이뤄 수립되는 게 중요한 만큼 정책적 협조를 지속해나간다는 데 공감한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강 장관과 이 총재는 예정된 상견례 시간을 40분이나 넘긴 1시간40분 동안 아르헨티나산 와인을 주고 받으며 많은 이야기를 했다. 간간이 상견례장 밖으로는 “환율방어는 꼭 필요한 것만 하겠다는데 (언론이 정부주도라고 쓴다)…”고 어조를 높이는 강 장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또 강 장관은 조용한 목소리로 얘기하는 이 총재에게 “맞아 맞아”라며 큰 소리로 맞장구를 치는 등 대화를 적극적으로 주도했다. 강 장관은 그러나 상견례장을 나오면서 최근 자신의 환율 발언을 가지고 정부와 중앙은행 간 갈등 가능성을 부각시킨 언론 보도를 의식한 듯 “(나와 이 총재의 만남이) 앞으로 큰 뉴스가 되지 않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정부 경제부처 수장과 중앙은행 총재가 예정에도 없이 갑작스레 만나 이례적으로 2시간가량 긴 대화를 나눴다는 점은 향후 정부가 중앙은행과의 적극적인 공조를 통해 환율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가겠다는 의지를 간접 표출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재정부는 상견례 결과 보도자료에서 “(강 장관과 이 총재가)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므로 이에 따른 국내금융시장 영향을 최소화해나가고 필요시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게 중요한 정책과제라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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