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글로벌 경쟁 자신" 정부 잰걸음

[하늘길이 활짝 열린다] <상>속도내는 항공자유화<br>작년이후 13개국등 총 24개국과 협정체결<br>운임 하락·고객 서비스등 획기적 개선 기대<br>기업도 물류비 절감·인적교류 증대 등 효과

동북아 항공물류 허브를 지향하는 정부의 강력한 정책 아래 항공자유화가 본격 진행되면서 우리의 하늘길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그 현황 및 경제적 효과, 이에 따른 항공업계의 새 판 짜기 움직임, 문제점 및 향후 대책 등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2010년 어느날. 중국 베이징 여행을 준비 중인 김모씨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국내 항공사는 물론 중국 항공사들도 항공편을 대폭 늘리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데다 항공사 간 경쟁으로 왕복항공권 가격도 10만원 밑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기내식 등 서비스는 오히려 개선된 점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부담스럽기만 하던 항공이용 서비스의 획기적 개선이 이처럼 조만간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정부가 하늘길을 엄격한 통제 위주에서 지난해부터 동북아 항공ㆍ물류허브를 지향하며 자유화하는 방향으로 정책기조를 바꾸면서 전세계 하늘길이 활짝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공자유화는 항공업계에 기회인 동시에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항공자유화란 기존의 양국 간 항공협정에서 엄격히 제한하던 운항횟수ㆍ운항도시 등을 항공사가 시장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항공사는 원하는 도시라면 어느 곳이든 무제한으로 취항할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98년 미국을 필두로 현재까지 베트남ㆍ태국ㆍ캄보디아ㆍ말레이시아ㆍ케냐 등 모두 24개국과 항공자유화 협정을 체결했다. 이중 절반이 넘는 13개국이 지난해 이후 항공자유화에 합의했을 정도로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항공사들이 외국 항공사와 전면 경쟁을 벌여도 자신 있다는 정부의 판단과 자국 관광산업을 육성하려는 동남아 국가들의 이해가 맞물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6월 중국과 산둥성ㆍ하이난섬 지역에 대한 항공자유화 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이달 초 일본과 도쿄 노선을 제외한 항공자유화에 합의, 가장 수요가 큰 중국과 일본의 하늘길을 추가로 여는 성과를 거뒀다. 건설교통부는 22~23일 호주와의 항공회담을 비롯해 올해 카타르ㆍ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와, 내년 초쯤에는 캐나다와 항공자유화를 논의할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 70개국 이상과 항공자유화에 합의한 미국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김칠영 한국항공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항공자유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항공수요가 급속히 늘고 항공시장 구조가 변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자유화의 가장 큰 효과는 신규 노선이 개설되고 새로운 항공사들이 진입하면서 공급량이 대폭 늘어나는 동시에 경쟁 심화로 항공권 가격은 내려간다는 점이다. 실제로 항공자유화가 실시된 중국 산둥성 지역의 경우 6월 운항편수가 총 1,398편으로 자유화 이전인 지난해 6월에 비해 75% 급증했고 이 과정에서 인천~칭다오, 인천~웨이하이 등 노선의 왕복항공료가 지난해 30만~40만원선에서 올 2월 비수기에는 10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기업들 역시 항공자유화로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인적교류 증대로 새로운 사업기회가 생겨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동북아 물류허브를 추진 중인 인천국제공항에도 항공자유화는 도약의 발판이 되고 있다. 일본에 이어 2010년 중국과 전면적인 항공자유화가 시행되면 동북아 항공블록을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인천대학교와 한국교통연구원의 연구 결과 항공자유화로 주당 4편이 추가 운항될 경우 요금인하에 따른 소비자 편익과 관광수입, 공항 및 항공사 수입 등을 합쳐 연간 825억원의 추가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일영 건설교통부 항공기획관은 “항공자유화의 첫번째 목표는 신규 노선 개설과 항공요금 인하로 해외여행객 및 비즈니스맨들의 편의를 증진하는 것”이라며 “이어 상대국을 경유해 제3국으로 가는 이원권을 확보, 동북아 항공물류허브 구축을 지원하고 항공사들에는 새로운 수익 기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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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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