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보기술(IT) 중소기업들이 힘을 합쳐 올 한해 중국내 최소 10여개 도시에 스마트도시를 수출하게 될 것입니다."
13일 인천 송도에서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만난 전국진(사진) 프라이머스코즈 대표(한국지혜도시융합협동조합 회장)는 "연말 중국 정부가 지혜도시(스마트도시) 사업 중간평가를 계획하고 있어 그 동안 본격적인 발주에 나서지 않았던 지방 정부들도 속속 본사업에 착수하고 있다"며 "지혜도시조합이 올해 최소 10개, 많게는 20개 도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지혜도시사업은 도시운영 체계를 선진화하는 일종의 스마트시티 구축 사업이다. 총 3만개 도시에 2040년까지 투입될 예산규모만 7,200조원에 달한다. 현재까지 500여개 도시를 지혜도시로 선정했고 연말에는 1차 선정 도시에 대한 중간 평가가 예정돼 있다. 때문에 대다수 도시가 시범 사업을 마치고 본격적인 예산이 투입되는 본사업에 착수하고 있어 3년 전부터 시범사업에 꾸준히 참여했던 국내 중소기업들에게는 결실을 맺는 해가 될 것이라는 게 전 대표의 설명이다.
전 대표가 지혜도시사업에 주목하게 된 것은 2012년 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지능형 버스 셸터에 액정표시장치(LCD) 기반의 광고시스템을 설치하는 사업에 참여하면서부터다. 사업 수행 기간 동안 전 대표를 지켜본 주택도농건설부 관계자가 프라이머스코즈가 창구 역할을 맡고 한국 IT 중소기업들이 지혜도시 프로젝트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한 것. 당시 국내 U-시티 사업이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부족 등으로 위축되고 있던 터라 전 대표에게는 큰 기회였다. 이에 전 대표는 지난해 한국지혜도시융합협동조합을 결성하고 회원사들과 함께 중국 전역에서 진행되는 지혜도시 시범사업에 참여했다. 전 대표는 "인천 송도 U시티 등 국내 첨단 도시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한국 기업들의 도움이 필요했던 데다 국가 정보 유출을 우려한 중국 정부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을 선호했기 때문에 프라이머스코즈에 기회가 있었다"며 "국내 U시티 프로젝트에선 중소기업들이 '을'도 아닌 '병·정'이었던지라 대부분 중국에서 사업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반신반의 했지만 프로젝트 수주가 본격화되면서 지난해 조합을 결성한 이후 1년도 안돼 40개사가 가입했고 상당수가 시범사업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프라이머스코즈는 여의도 11배 규모의 양저우(강소성)에서 지혜도시 마스터플랜을 세우는 사업을 수주했고 6월부터 본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또 중국 국영기업인 화루그룹공사가 담당하는 24개 지혜도시 사업에도 조합 회원사들이 함께 참여하기로 했다. 지난 10일에는 중국 광둥성 둥관시 정부와 지혜도시조합이 전략합작 포괄 계약을 맺으면서 이에스이와 지티사이언, 빌리브마이크론 등 조합 회원사 8곳이 연간 예산 10억위안(약 1,8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다. 시 단위 지혜도시 프로젝트에 해외 기업들이 기술 파트너로 참여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