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결렬되면 향후 10년간 한미간 협력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안세영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26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한미 FTA'를 주제로 열린 한국선진화포럼 월례토론회에서 "한미 FTA에 관한 한 우리나라는 이미 루비콘강을 건넜다"면서 "지금은 찬반을 논의할 시점이 아니라 국익을 극대화하는 협상을 진행하는게 최대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한미 FTA가 깨지면 한미간 신뢰성, 한미 동맹, 동아시아에서 한국의정치.경제적 위상 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우리나라는 향후10년간 미국과 어떠한 협력관계도 진전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원장은 "북미 자유무역협정이 출범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미국과 멕시코의정부 및 비정부기구(NGO)가 경제적 효과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내놓고 있듯이 한미FTA의 정확한 경제적 효과도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지나치게 낙관적인 국책연구소가 아닌 제3의 국제기관에 맡겨 경제적 효과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안 원장은 "미국은 중소규모 국가와 FTA 협상을 맺었거나 추진중이지만 세계 10위권의 중진국과는 처음인 만큼 상당한 부담이 있을 것"이라며 "정부는 대미협상에서 의연하고 공격적인 자세로 다양한 협상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시한에 언급, "2007년 7월1일인 미국의 무역촉진권한(TPA) 종료시점에얽매일 필요는 없다"면서 "올해말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 타결되지 못하면 시한이 연장될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한미 FTA는 시장을 개방하려는 협상"이라며 "한국 서비스산업의 효율성 증대가 가장 기대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공공성을 무너뜨리면서까지 협상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교육과 의료를 개방하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니어야 한다"면서 "대학 이후의 교육은 공공성과무관하고 국가 정체성과도 거리가 먼 만큼 국제경쟁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양성을 위해 대학, 전문대학원, 전문학원 등을 개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으로서 의료산업은 개방을 통해 더 키워나가야 하며 현재 49%까지 지분이 제한된 통신서비스업의 개방도 전향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태호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는 "한미 FTA로 인해 농업분야는 단기적으로는 무역적자가 늘고, 생산자의 소득이 줄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농업부문 제도가 개선되고 농가 및 품목 구조가 조정되는 등 농업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전망했다.
그는 농업분야 협상대책으로 DDA 협상의 진척상황에 맞춰 미국 농산물에 대한개방 정도를 조절, 중국 호주 캐나다에서 미국으로의 무역전환효과를 극대화하되 수입농산물이 국산농산물을 대체하는 효과는 천천히 나타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농업에 대한 잘못된 피해보상은 농업의 진로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수 있는 만큼 피해보상보다는 미래를 위해 새로운 농업구조를 형성할 수 있고 시장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