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자금­경영­수주 「3난」 최악상태/건설업계를 살리자

◎직원서 사장까지 돈빌리기 급급/이대론 집단도산 특단지원 절실/“구조조정 계기돼야” 자성도「건설업체를 살리자.」 건설업계의 최근 어려움은 한마디로 「3난 3불문」. 경제침체와 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지원으로 대중소업체 할 것 없이 ▲자금난 ▲경영난 ▲수주난에 휩싸여 스스로 치유하기 힘들 정도의 중병을 앓고 있다. 또 최고경영자부터 임직원에 이르기까지 돈 빌리기에 매달려 있다. 자금규모·이자율·상환기일을 묻지 않는 3불문이다. 최근 2∼3년 대형건설업체들이 잇따라 부도를 내면서 사회적으로 홍역을 치렀던 터에 이번 IMF구제금융사태로 또다시 연쇄부도의 위기에 몰리고 있어 특단의 응급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민총생산의 14%를 차지하고 2백만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건설업이 흔들리면 당장 국가기간시설공사 중단, 대량 실업, 아파트입주자의 입주지연 등 사회적·국가적인 피해가 엄청나다. 업체들은 이번 시련을 미진한 구조조정의 「마지막 기회」로 받아들여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아건설, 성원건설, 청구 등 대형 건설업체들이 앞다퉈 방만한 조직을 털어내고 무리한 신규사업 진출을 자제키로 하는 등 업체 스스로 내실경영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금호건설 이서형 사장은 『지금의 중병을 더 이상 방치하면 몸부림 한번 쳐보지 못하고 간판을 내려야 하는 업체가 속출할 것』이라며 작금의 업체상황을 「비상사태」로 표현했다. 이사장은 또 『공공공사 입찰시 현금으로 밀어넣은 6천억원 규모의 차액보증금만이라도 당장 업체에 돌려주면 한줄기 단비가 될 텐데 정부는 「강건너 불보듯」하고 있다』며 『주택공제조합의 대출보증한도 확대만으로는 건설업계가 처한 불을 끄기에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업체들은 이번 기회에 건설분양가 자율화, 비업무용 토지 판정유예기간 연장, 토지거래허가제 개선 등 각종 규제를 과감히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설업체 살리기는 그러나 업체의 자구노력을 전제로 하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 왕세종 책임연구원은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거나 외도를 하다가 자금난에 봉착, 부도위기에 직면해 있는 업체까지 모두 껴안다보면 업계의 짐이 너무 무겁다』며 『건설외길을 고집하면서 기술개발에 앞장서온 업체, 작지만 내실로 다져진 알찬 기업만은 꼭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유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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