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조중훈 한진명예회장 별세] 그룹경영 어떻게 되나

한진 그룹은 조중훈 회장의 타계 이전에 이미 경영권 이양 작업을 벌여 왔다. 이른바 '4형제간 분할통치' 방식으로, 지난 89년부터 그룹계열사를 ▦항공 ▦중공업 ▦해운 ▦금융 등 4개 부분으로 나누어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을 비롯한 4형제가 경영하는 방식이다.이에 따라 조중훈 회장 타계 이후에도 그룹운영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그동안 조 회장을 대신해 전경련 행사에 참여하는 등 실질적으로 그룹 회장 역할을 해오고 있고, 조만간 그룹 회장에 오를 것으로 보여 그룹의 '모양'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한진그룹은 지난 92년 장남인 양호씨가 대한항공 사장, 지난 93년 2남인 남호씨가 한일개발(현 한진중공업) 사장, 지난 94년 3남인 수호씨가 한진해운 사장, 마지막으로 지난 97년 4남인 정호씨가 한진투자증권(메리츠증권) 사장을 각각 맡으면서 형제간 역할 분담을 각각 마무리됐다. 특히 조정호 부회장이 맡고 있는 메리츠증권은 지난 2000년 4월 한진그룹에서 완전히 계열분리됐다. ◇4개 그룹군으로 재편=핵분열된 한진은 ▦장남인 양호씨가 대한항공, ㈜한진, 한국공항, 정석기업 등 항공관련사 ▦차남인 남호씨가 한진중공업, 한일레저 ▦3남 수호씨가 한진해운, 거양해운 ▦4남인 정호씨가 메리츠증권, 한불종금 등 금융계열사를 갖는 방식으로 재편될게 확실시된다. 한진의 이 같은 계열분리는 효성을 벤치마킹 한 것이다. 효성은 지난 84년 조홍제 창업주의 타계후 장남인 조석래 회장이 ㈜효성을 관할하고 조양래 회장이 한국타이어를, 조욱래 회장이 효성기계를 총괄하는 형제 분할구도를 택했었다. ◇본격화한 계열사간 지분정리=재계는 당초 한진그룹의 분할이 상당기간 지연될 것으로 관측했었다. 한진의 지배구조가 워낙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다 지주회사격인 대한항공의 계열사 지분도 처리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계열사간 수조원에 달하는 상호 지급보증도 걸림돌로 지목돼 왔다. 그러나 조중훈 회장의 타계를 앞두고 형제간에 계열분리에 관한 합의를 끝냄에 따라 올초부터 분리 작업을 상당부분 직천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진중공업은 그동안 조기 계열분리를 위해 상당한 준비를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조남호 부회장은 2000년부터 장내에서 꾸준히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해 당초 3.12%였던 지분을 2001년말 4.01%, 2002년 2월 4.22%로 늘린데 이어 지난 5월에는 4.66%까지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중공업은 또 대한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 지분 20.9%를 사들이기 위해 세부 방안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중공업과 조 부회장측이 보유중인 (주)한진 정석기업 지분 등을 내놓고 이것도 모자라면 현금을 동원하겠다는 구상이다. 한진중공업은 또 한진해운 관할 아래 있는 거양해운 지분(48.3%)과 한진해운이 갖고 있는 중공업 지분(4.6%)도 맞교환 대상으로 올려놓았다.이 때문에 한진중공업은 조기 계열분리에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한항공측은 이에 한진중공업과 1대 1로 협의할지 아니면 한진해운 등 형제 소그룹들과 연계해 종합적인 분리방안을 마련할지 등을 놓고 숙고 하고 있다. ◇연계고리는 이어간다=계열분리 원칙이 세워졌더라도 현실적으로 단기간에 분리작업을 마무리짓기는 쉽지 않다. 지분율을 낮춰야 하고 4조원대로 추정되는 계열사간 지급보증도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진 내부에서는 앞으로 3년 정도는 지나야 분리 작업이 완전히 끝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은 다만 분리 작업이 끝나더라도 모기업과 분리되는 회사간의 고리는 계속 이어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조양호 회장도 이미 "계열분리를 하더라도 물류 전문그룹으로서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분리되는 회사와 모회사간 연계고리가 필요하다"고 언급, 관련사간 브랜드 공유 등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김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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