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천하를 호령하는 명점

제6보(67∼80)


흑71과 백72는 맞보기가 되는 자리. 흑이 72의 자리를 선점하면 흑은 자동적으로 71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절호점이 동시에 두 곳이 보일 때 맞보기라는 개념이 등장하는 것이다. 두 곳 가운데 어디를 선점하느냐는 선수를 잡은 쪽의 권한이다. 흑71을 선점한 이세돌의 선택은 옳았다. 맞보기라고는 해도 백72보다는 흑71의 전략적 가치가 더욱 커보이기 때문이다. 이 자리를 역으로 백에게 당하면 상변 일대의 백진이 엄청나게 부풀 것이다. 흑71은 옳은 선택이었으나 이세돌의 그 다음 수가 문제수였다. 흑73으로 웅크린 이 수. 노타임으로 놓인 최철한의 백74가 천하를 호령하는 명점이었으니…. 흑73으로는 무조건 참고도1의 흑1로 뛰었어야 했다. 백은 2로 하나 들여다본 후 백4로 지키게 되는데 그때 흑5로 지키는 것이 올바른 수순이었다. “이런 대세점을 놓치다니. 세돌이형답지 않군. 역시 컨디션이 별로였던 모양이야.”(홍성지) “중환배의 우승 상금이 다른 데보다 훨씬 적어서 신명이 나지 않았는지도 모르지.”(이영구) “두 달 전에 후지쯔배에서 철한이형한테 뼈아픈 패배를 안겨준 터라 이번에는 양보할 마음이 조금 있었던 것은 아닐까.”(윤준상) 흑75도 별로 좋은 수가 아니었다. 최철한은 참고도2의 흑1, 3으로 둘 자리였다고 지적했다. 실전은 백80으로 씌운 수가 너무도 기분좋았다는 것이 그의 실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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