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이 대통령의 사과 수용하고 논란 끝내야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이 "공약을 지킬 수 없게 된 것에 대해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공식 사과했다. 국익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지만 이 대통령이 서둘러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유감의 뜻을 밝힌 것은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심정으로 이 문제로 인한 소모적 논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엄청난 정치적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경제성 없는 신공항에 막대한 세금을 퍼부어서는 안 된다는 국정 최고책임자로서의 책임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의 사과를 계기로 소모적 논쟁과 갈등이 종식돼야 한다. 우선 집권여당인 한나라당부터 달라져야 한다. 신공항 백지화에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는 여당이 갈등과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집권당으로서 책임을 느끼고 사태를 수습하는 데 힘을 보태기보다는 논란과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이는 야당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국론분열을 가열시키고 통치기반을 약화시킬 우려도 없지 않다. 아무리 공약사업이라 해도 경제성이 없거나 국가적으로 불요불급한 경우 얼마든지 철회되거나 변경될 수 있다. 특히 정치적 공약일수록 이 같은 유연성이 요구된다. 타당성과 경제성 등을 무시하고 밀어붙여 결국 세금만 낭비하고 국가적 애물단지가 된 사례가 한둘이 아니다.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는 이 같은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것이다. 약속을 했기 때문에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주장은 표를 위해 국가적으로 손실을 입혀도 된다는 무책임한 정치논리나 다름없다. 상반기 중 발표 예정인 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선정도 이 같은 국익 차원의 검토와 분석을 바탕으로 결정돼야 한다. 정치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국가 백년대계를 생각해 결정될 때 사업도 성공하고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 신공항 백지화와 대통령의 사과는 무조건 표만 얻으면 된다는 식의 정치적 공약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허황된 정치적 공약에 현혹되지 않는 국민의식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 대통령의 사과를 계기로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과 지역갈등은 종식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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