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노령화 대비한 퇴직연금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된 지 7개월 만에 1만개가 넘는 사업장의 약 9만명이 가입했다. 이 중 약 70%가 10인 미만의 소기업이지만 점차 중견기업과 대기업으로 확산돼 오는 2010년께는 모든 사업장에서 퇴직연금제도가 주류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퇴직연금제도의 특성상 검토 단계에서 도입까지 6개월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퇴직연금제도는 비교적 무난하게 도입 단계를 지나고 있다고 판단된다. 현재 보험, 은행 및 증권 등 40여개의 금융기관이 퇴직연금사업을 하고 있다. 퇴직일시금제도에 익숙한 이들은 당분간 확정급여형을 선호하겠지만 제도가 정착되고 근로자들의 금융 지식 수준이 높아지면 점차 확정기여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퇴직연금을 고려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어느 금융기관을 파트너로 선택하느냐가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볼 때, 금융기관의 경영 현황과 재무 상태,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자산 운용 능력, 그리고 설계 및 근로자 교육 등 제도 전반을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끌 수 있는 컨설팅 노하우를 갖춘 파트너를 우선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퇴직연금 자산의 주체이자 운용 수익의 수혜자가 되는 근로자들은 자신들의 퇴직금이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용되는지를 지속적으로 살필 수 있는 안목과 금융 지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퇴직금을 운용하는 금융기관은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운용 수익을 높이면서도 투자 위험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가져야 한다. 미국의 경우 퇴직연금을 도입할 때 노사는 물론 외부에서 전문 컨설턴트가 참여하는 프로젝트팀이 구성된다. 6개월 이상의 충분한 연구와 분석 과정을 거치면서 7~10단계의 컨설팅 프로세스를 갖는데, 이 과정을 통해 회사의 인사 및 보상정책과 근로자의 필요를 반영한 최적의 모델이 나온다. 도입 후에도 지속적으로 근로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뒤따른다. 이처럼 퇴직연금제도는 노사 양측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꾸준히 가꿔가야 하는 제도인 만큼 성급한 판단과 기대는 금물이다. 꾸준히 장기적으로 준비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퇴직연금제도의 도입으로 한국은 이제 공적연금, 개인연금과 함께 노후 보장의 3층구조를 다 갖게 됐다. 퇴직연금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때 노령화시대의 복지 한국 구현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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