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LG데이콤, 우회선로 통해 80%이상 서비스 정상화
KT를 비롯한 통신서비스업체들이 해외업체들과 대만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손상된 해저광(光)케이블 복구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글로벌 통신 서비스를 위해서는 해저광케이블은 필수다. 통신업체들은 인터넷ㆍ전화ㆍ전용회선 등이 들어간 광케이블을 바다속에 깔아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규모 케이블 파손 사고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국내외 통신업체들은 긴급복구 대책반을 만들어 우회선로를 이용한 서비스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통신서비스 80% 이상 긴급 복구=KT의 경우 이번 지진으로 국제 해저케이블 10개중 7개가 손상되는 피해를 입었다. KT는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인터넷, 전화 등은 통신위성이나 중국 등의 우회선로를 통해 복구를 마쳤다. 기업체 등에서 사용하는 전용회선의 경우 92회선 가운데 90% 가량을 우회선로를 이용해 서비스를 정상화했다. LG 데이콤도 중국 내륙과 홍콩을 거치는 우회선로를 통해 26개 회선 가운데 80% 정도를 복구했다.
KT의 한 관계자는 “해저케이블이 한꺼번에 대규모 피해를 입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복구까지는 1~2주가량이 걸리기 때문에 먼저 우회선로를 이용해 서비스를 정상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로 수심 1,000m이내의 바닥에 매설=KT에 따르면 이번에 피해를 입은 해저케이블은 주로 수심 1,000m이내의 바닥에 매설된 것들이다. 이들 케이블선은 직경이 22~45mm에 달해 보호피복까지 감안하면 두께가 어른 팔뚝정도에 이른다. 하지만 지진으로 해저 지반에서 고열이 올라오면서 녹아버린 것으로 추정된다.
해저케이블을 설치할 때는 ‘케이블쉽(Cable Ship)’을 이용한다. 케이블쉽은 무인원격조정 잠수정과 해저쟁기매설기 등을 동원해 케이블을 깐다. 수심 1,000m이내 수역의 경우 바다 밑바닥을 쟁기매설기로 2~3m가량 파낸 후 매설한다. 더 깊은 곳은 매설 대신 바닷속에 띄워 놓는 방법을 택한다. 복구 작업도 케이블쉽을 동원해 손상된 부분을 찾아낸 후 예비 케이블선으로 봉합ㆍ매설하는 과정을 거친다.
◇전세계 바다에 깔린 케이블 수백만 km=국내외 통신업체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저케이블을 공동으로 구축, 관리한다. KT는 현재 13만Km에 달하는 7개 국제 해저케이블을 보유중이다. KT는 또 자회사인 KT서브마린을 통해 전남과 제주, 경남과 제주, 강원도 삼척과 울릉도 등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케이블선 500km를 깔아 놓았다. 국제적으로는 총 60~70개의 해저케이블이 수 백만 km에 걸쳐 세계 5대양 곳곳에 깔려 있다. 케이블의 용량은 보통 560Mb~80Gb에 달하며, 어로활동 등으로 파손되는 것을 막기위해 100~400톤에도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된다.
한편 KT는 오는 2008년말께 태평양을 가로 질러 우리나라와 미국을 직접 연결하는 해저케이블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 케이블의 용량은 지금보다 3배 많은 2.5Tb(테라비트)에 달한다. KT 관계자는 “해저케이블은 사전에 최첨단 장비를 동원해 가장 안전한 지역에 설치하고 있지만 대규모 지진 등 자연재해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