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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남편 B씨와 오랜 불화 끝에 이혼을 결심했다. 하지만 20년 이상 주부로만 살아온 A씨는 막상 이혼 후 혼자 살아갈 길이 막막했다. 더구나 부부의 모든 재산을 남편 B씨가 소유하고 있는데다 재산의 상당 부분은 남편이 시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이기 때문에 이혼을 하더라도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을지 몰라 이혼소송을 망설이고 있다. A씨는 B씨를 상대로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을까.
부부가 이혼하면 일방은 상대방에 대해 혼인 중 형성하거나 유지하는데 기여한 부부공동재산에 대해 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재산분할은 혼인 중 부부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공동재산의 청산이라는 성격에 경제적으로 곤궁한 상대방에 대한 부양적 성격이 가미된 제도이다.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재산은 부부공동재산이고 일방의 특유재산은 원칙적으로 분할대상이 아니다.
위 사례에서 B씨가 보유하고 있는 재산 중 혼인기간에 형성된 재산은 부부공동재산에 해당한다. 또 혼인 전에 일방이 이미 보유하고 있던 재산도 부부로서 생활해온 기간이 오래된다면 비록 재산의 형성은 혼인 이전에 이뤄졌다 하더라도 재산의 유지에 기여도가 인정되므로 이 또한 부부공동재산으로서 분할대상에 포함된다.
상속재산은 분할대상 재산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기는 하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먼저 재산을 상속받은 지가 오래되었다면 이것 또한 혼인 전 형성된 재산과 마찬가지로 재산의 유지에 대한 기여가 인정되므로 분할대상 재산이 될 수 있다. 주부로서 가사에만 전념했더라도 그 기간이 충분히 길고 가사노동에 의한 기여가 충분히 인정된다면 상속재산에 대해서도 재산분할을 구할 수 있다. 다만 재판에서는 상속재산이 분묘가 있는 선산 등 특수 목적이 있는 재산이라면 재산분할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상속재산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분할대상 재산이 충분한 경우도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재산분할에는 혼인생활 중 형성, 유지한 재산의 청산이라는 의미 이외에도 상대방에 대한 부양적 측면도 가미되어 있다. 혼인기간 중에 형성된 별다른 재산이 없고, 이혼으로 인해 일방 당사자의 생활이 곤궁해지거나 생활격차가 현저히 크게 된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부양적 요소를 가미해 일방의 특유재산에 대해서도 재산분할이 이뤄질 수 있다.
따라서 A씨는 혼인 중 형성된 B씨의 재산에 대해 분할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또 B씨의 상속재산에 대하여도 그 재산이 상속된 지가 오래됐고 재산 유지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을 수 있다면 마찬가지로 분할을 요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이혼으로 인해 생활이 현저히 곤란해지는 경우에는 부양적 측면을 고려한 재산분할 청구도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