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지갑 닫는 소비자들 늘고 있다

6월 소매판매 6.8%증가 그쳐…물가상승분 빼면 마이너스

경기가 빠른 속도로 하강국면에 진입하는 가운데 물가는 치솟고 고용 증가마저 둔화되면서 소비자들이 닫았던 지갑을 좀처럼 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책연구기관인 KDI는 지난 7월 ‘경기둔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달에는 ‘본격적인 하강국면 진입’으로 평가했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6월 소매판매액 동향’에 따르면 6월 소매판매액은 20조1,146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6.8% 증가하는 데 그쳤다. 5월 증가율(10.1%)보다 크게 떨어지면서 지난해 12월 이후 증가폭은 가장 작았다. 특히 2005년 1월을 기준으로 물가 상승분을 제거하고 본 불변금액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월보다 1%가 되레 줄어 최근 지갑을 아예 닫은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소비자들이 10원이라도 더 아끼기 위해 전문상품소매점이 아닌 온라인 판매와 TV홈쇼핑을 많이 이용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또 휘발유 가격 등이 오르면서 동네의 구멍가게 이용이 늘어난 것도 이색적이다. 실제로 전문상품소매점 판매 증가율이 전월 10.7%에서 4.6%로 급감한 반면 무점포 판매 매출은 6월 15%나 증가했다. 김한식 통계청 과장은 “경기에 민감한 상품은 물론 필수품조차 구매하지 않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KDI가 이날 밝힌 8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도 현재의 경제 상황은 여실히 드러났다. 수출을 제외하고는 물가ㆍ소비ㆍ고용ㆍ투자 등 경제지표 중 괜찮은 것은 아무것도 없을 정도로 현재의 한국 경제는 악순환고리에 빠져 있다. KDI는 “생산 증가세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재고 증가세는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생산-재고 순환은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6월 중 산업생산은 6.7% 증가해 전월(8.6%)에 비해 증가세가 둔화됐고 소비와 관련된 서비스생산지수는 전월(4.9%)에 비해 크게 하락한 2.8% 증가에 머물렀다. 또 2ㆍ4분기 민간소비(속보치)는 2.4% 증가에 그쳤고 계절조정 전기 대비로는 오히려 0.1% 감소하는 등 부진을 이어갔다. 고용 증가세의 둔화도 심각하다. 6월 중 취업자는 전년 동월에 비해 14만7,000명 증가하는 데 그쳐 2005년 2월(8만명)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연구원은 “고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소비의 침체가 지속될 경우 하반기 취업자 증가폭은 더욱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물가의 오름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7월 중 소비자물가는 5.9% 올라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그나마 7월 중 수출은 단가 상승 및 신흥시장으로의 수출 확대 등으로 37.1%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유가 급등으로 수입은 무려 47.3% 늘어 무역수지는 16억3,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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