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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다 잡으면 흑승이다

제7보(101∼116)<br>○이세돌 9단●강동윤 9단 <2010 올레KT배 결승 제4국 >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좌상귀 일대가 모두 백의 집이 된다면 그 크기는 90집이다. 게다가 좌하귀 방면에도 15집 이상의 집이 있으니 덤까지 합친다면 백은 1백집 플러스 11집반이다. 흑이 이 바둑을 이기려면 우변을 무사히 다 확보하고 하변까지도 집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이세돌이 실전보의 백2로 쏘옥 고개를 내밀자 이 방면의 백이 잘 잡힐 것 같지가 않다. 강동윤은 무조건 흑5로 씌우고 본다. "다 흑집이라고 주장하는 거죠. 정말로 백을 다 잡는다면 정말로 흑승입니다."(윤현석) 쌍방이 초읽기에 몰렸다. 이제 남은 시간은 40초 초읽기 3회. 40초 이내에 두기만 한다면 계속해서 두어나갈 수가 있다. 흑11을 선수로 두고 흑13에 내려선 것은 강동윤의 승부수. 흑11로 참고도1의 흑1에 연결하면 우변은 전부 확보되지만 백2, 4를 당하면 어차피 흑이 많이 진다. "백대마가 잡힐까?"(필자) "글쎄요."(윤현석) 40초를 거의 다 쓰고서 이세돌은 백14로 붙였다. "기막힌 맥점입니다. 그 수로 살았어요. 국지전에서 최선의 해법을 찾아내는 데는 이세돌이 당대 최고지요."(윤현석) 이태현이 사이버오로에 참고도2의 흑1 이하 백6을 올렸다. 하변만 살아도 백이 많이 이긴다. 강동윤은 실전보의 흑15로 물러섰다. "이건 뭐 백이 떵떵거리고 살 관상인데요."(윤현석) "백이 살면 흑이 돌을 던져야 되겠지?"(필자) "그렇긴 한데 강동윤은 끝까지 둘 겁니다. 웬만해선 포기하지 않는 체질이에요."(윤현석) 과연 강동윤은 던지지 않았다. 바둑은 무려 2백8수까지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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