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동북아 균형자론’을 또다시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30일 청와대에서 외교통상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우리 외교는 동북아 질서를 평화와 번영의 질서로 만들기 위해 역내 갈등과 충돌이 재연되지 않도록 균형자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를 위해 한미동맹을 확고히 견지해나가는 게 필요하며 한미동맹을 토대로 협력과 통합의 동북아 질서 구축을 위해 외교부가 전략적인 안목과 방향성을 갖고 정책을 주도해나가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동북아 균형자론은 열강의 패권경쟁의 장이었던 근대 한국사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동북아 평화번영이라는 미래 비전이 현재의 종합적 국가역량과 융합돼 제시된 신동북아 외교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즉 현재의 동북아 질서가 한반도를 둘러싸고 패권다툼이 벌어졌던 100여년 전과 같이 매우 불안정해 한국이 역내 국가간 조화를 추구하고 번영을 촉진하는 주체로서의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는 논리다.
이 관계자는 특히 “역내 국가간 조화를 추구하고 평화번영을 촉진하는 주체로서의 역할을 해나가려는 게 동북아 균형자”라면서 “한ㆍ중ㆍ일은 숙명적 동반자로서 이 3자간에 발생한 양자적 갈등 및 위험성을 우리가 조절하고 균형을 잡는 게 동북아 균형자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동북아 균형자론은 한ㆍ미ㆍ일 남방 3각동맹과 북ㆍ중ㆍ러 북방 3각동맹 사이에서 우리가 균형자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라기보다는 동북아에서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ㆍ일간 조정자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우리의 균형자 역할은 한미동맹을 기본으로 삼을 것”이라며 “동북아 균형자론이 마치 기존 한미동맹을 부정하고 이완시킨다는 일부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며 공고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동북아 평화번영시대를 앞당기겠다는 것이 참여정부의 구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