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고창군수, 여공무원에 "누드사진 찍자"

여공무원, 성적 괴롭힘에 시달리다 일 그만둬

이강수 전북 고창군수가 계약직 여성 공무원에게 수차례에 걸쳐 누드 사진을 찍자고 말하는 등 성적 괴롭힘을 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일 한겨레에 따르면 고창군에서 계약직으로 일한 여성 공무원 김모(23)씨는 이 군수로부터 모두 네 차례에 걸쳐 누드 사진을 찍자는 제안을 받았다. 김씨는 지난해 7월 군청 계약직 공무원으로 뽑혀 기획관리실에서 일했으나 이 군수의 괴롭힘에 시달리다 지난 4월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2월 말∼올해 1월 초까지 박모 전 의장이 불러 군의장실에 들어가니 박 전 의장이 이 군수와 사진첩을 함께 보고 있었다. 당시 이 군수는 김씨에게 "너도 누드 사진을 찍을 생각 있느냐. 지금 찍으면 예쁘겠다"고 말했고, 김씨가 대답을 주저하자 "나랑 의장님이 말하면 그냥 '네' 하면 되는 거지"라고 말했다. 당시 두 사람은 김씨에게 세미누드 사진이 든 사진첩도 한 권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김씨는 같은 장소에서 이 군수로부터 "아직도 누드 사진 찍을 생각이 없느냐. 나이가 몇 살인데 부모님과 상의를 하느냐. 내가 너랑 장난치냐. 이제 이 아이랑 뭔 말을 못하겠다"는 등의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김씨는 지난 1월29일 이런 사실 때문에 괴롭다고 호소하는 내용의 전자 쪽지를 친구에게 보냈으며 이 쪽지는 현재도 남아 있다. 이와 관련, 김씨 아버지(51)는 지난 4월26일 평소 면식이 있던 박 전 의장과 만나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녹음했다. 당시 박 전 의장은 "(딸이) 몸매가 참 이쁘다. 누드 한 번 찍을래. 장난으로 그랬어. 세 번 네 번 (그랬는지는) 모르겠어. (당신 딸의 기억이) 정확히 맞겠지"라고 말했다. 김씨 어머니(49)도 지난달 26일 군의장 비서 한 사람을 만나 박 전 의장이 누드 사진 이야기를 했다는 사실을 듣고 이를 녹음했다. 김씨 어머니와 만난 비서는 "(2월23일 '김씨가 누드 사진 안 찍는다'고 한 박 전 의장의) 그 말 저도 들었는데 저희까지 들었다고 얘기하면 저희 힘들어질 것 같아서…. 제 입장도 생각해 저도 모른다고 할 수밖에 없어요"라고 말했다. 한편 이 군수는 "지난 1월께 김씨와 한 차례 같이 있기는 했지만 김씨가 주장한 그런 일은 없었다.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씨 가족들이 민주당에다 이런 제보를 했는데 선거 때만 되면 나를 음해하는 목소리들이 나온다"고 반박했다. 박 전 의장도 "기억이 안 난다. 검찰에서 수사 중이므로 잘못이 있으면 벌을 받겠다. 6·2 선거 과정에서 문제가 됐는데 지금 또 다시 얘기하는 것도 너무 늦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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