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및 증권가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서울 여의도 지역의 오피스 빌딩 공실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일 오피스빌딩 정보제공업체인 샘스가 3ㆍ4분기 오피스 시장동향을 분석한 결과 여의도권 공실률이 4.1%를 기록했다. 이 같은 공실률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으며 지난 2ㆍ4분기 3.3%에 비해 0.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여의도권 오피스 빌딩시장의 약세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샘스의 한 관계자는 “금융ㆍ증권가의 구조조정이 시작됐고 푸르덴셜투자신탁이 강남으로 본사를 이전할 계획이어서 향후 공실률이 5%대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월가로 불리는 여의도의 명성도 점차 퇴색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도심권은 공실률이 감소, 대조를 이뤘다. 이는 LG화재ㆍ푸르덴셜생명 등 보험사가 도심권으로 둥지를 옮긴 데 따른 것이다. 도심권 공실률은 2ㆍ4분기 3.7%에서 3ㆍ4분기 3.6%로 0.1%포인트 줄었다.
임대료는 전지역에서 강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은 전분기 대비 0.2%, 전국 평균은 0.1% 임대료가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경기불황이 심화되면서 소형 빌딩을 중심으로 임대료가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런 가운데 중대형 빌딩도 장기 공실을 보유한 건물을 중심으로 가격을 낮추고 있어 임대료의 상승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