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 3년은 골프용품 공급업자나 수요자 모두에게 별 재미가 없었던 시기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물건이 잘 팔리지도 않았고, 꼭 살만한 물건이 나오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시장 상황을 예측하는데는 공급과 수요의 양쪽 측면에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잘 사주고 잘 팔리는가’와 둘째 ‘살만한 물건이 있는가’이다. 두 가지를 충족시키는 데는 전반적인 경기여건이 호전될 것인가가 최대 관건이다. 그러나 기본적인 경기여건 이외에 올해 골프용품 경기의 청신호는 또 다른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 그것은 과거 2, 3년 동안 새로이 골프클럽을 구입하는 숫자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클럽이 적게는 2, 3년 혹은 4, 5년 된 구형 모델이라는 얘기가 된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구입하고자 하는 욕구가 살아날 수밖에 없다. 때마침 소비자의 눈과 마음에 드는 획기적이고 혁신적인 제품이 나온다면 큰 호응은 명약관화하다. 이제 골프 클럽에도 디자인과 컬러의 ‘혁명’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금까지의 컬러나 구태의연한 디자인으로는 소비자의 눈과 마음을 만족시킬 수 없다. 소비자의 눈은 이미 남녀 프로대회 등을 통해 상당 수준 높아져 있다. 모처럼의 좋은 시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품질과 함께 ‘정직한 가격’이 필수적이다. 그것만이 소비자를 자사 브랜드의 마니아로 만들 수 있다. ‘비싼 클럽=좋은 클럽’이라는 관념은 깨진 지 오래다. 가격이 비싸다고 품질과 성능이 우수한 것은 절대 아니며 ‘거품’ 섞인 고가 클럽을 사용하는 것이 부끄럽게 여겨지는 풍토가 조성된 것이다. 한편 올해 드라이버 시장의 화두는 룰 적합 클럽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반발계수 규제는 일반 주말 골퍼들에게는 의미가 없다고 본다. 룰 규제가 남자프로대회를 제외하고는 오히려 골프 경기를 재미없게 만드는 잘못된(?) 규제 조항이라는 이야기도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더 멀리, 더 똑바로 날리고자 하는 플레이어들의 기본적인 욕망에 따라 순수 아마추어 골퍼 사이에서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어쨌든 2006년 봄 시즌 개막과 함께 용품시장도 뚜껑이 열렸다. 어떤 소재, 어떤 디자인, 그리고 룰 적합이냐 고반발이냐는 소비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업계는 호황으로, 골퍼는 품질과 가격 만족으로, 해외파 선수들의 선전 만큼이나 신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