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타협, 또 타협

제5보(79~100)


빠른 속도로 흑87까지가 놓였다. 좌상귀는 이렇게 되는 자리였다. 흑이 79로 뛰어들지 않고 가에 뛰어나가는 것은 위험한 착상이다. 근거가 없으므로 계속 시달릴 것이 뻔하다. 백88은 시급한 침공. 이곳의 흑진을 폭파하지 않으면 집으로 게임이 되지 않는다. 백이 계속 기분을 내긴 했지만 위빈도 꾹꾹 참으면서 계속 실리를 챙겨 왔다. 좌상귀, 좌하귀, 우하귀에 각각 10집의 실리가 있고 거기에 하변의 실리 10집이 추가된다. 우상귀마저 흑의 확정지가 된다면 백으로서는 쫓아갈 도리가 없을 것이다. 백의 집은 아직 30집이 채 되지 않는 형편이다. 흑89는 일단 이렇게 씌우고 보아야 한다. 실리를 지키자면 참고도1의 흑1이 완강한 수지만 백이 2로 씌울 때 대책이 없다. 흑93은 타협의 제안이다. 흑이 원하는 그림은 참고도2의 백1 이하 5까지 약간의 실리를 내주고 선수로안정하는 것. 백94는 그 제안에 대한 거부. 주변의 백이 강한 상태이므로 흑 전체를 공중에 띄워 곤마로 만들겠다는 배짱이다. 흑95는 새로운 타협의 제안이다. 이 제안마저 거부하다가는 백도 사활을 장담할 수가 없다. 96으로 실리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으로 장쉬는 만족하고 만다. 우상귀의 임자가 확실히 바뀌었다. “이젠 백이 앞섰겠지?”(필자) “여전히 흑이 나쁘지 않아요.”(백성호)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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