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TRA 해외본부장 수출전략 긴급 좌담<br>선진국 부품소재·산유국 대형 플랜트 분야 집중 공략<br>中선 원부자재보다 완제품 소비재 시장서 틈새 발굴을<br>"글로벌 시장 하반기엔 수요 살아날것"
| KOTRA 해외지역 본부장들이 수출 전략 좌담회에 앞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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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말로 기회… 3中시장서 새 활로 찾아야"
■ KOTRA 해외본부장 수출전략 긴급 좌담선진국 부품소재·산유국 대형 플랜트 분야 집중 공략中선 원부자재보다 완제품 소비재 시장서 틈새 발굴을"글로벌 시장 하반기엔 수요 살아날것"
사회=강창현 산업부장 chkang@sed.co.kr
정리=맹준호기자 next@sed.co.kr
사진=김동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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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 해외지역 본부장들이 수출 전략 좌담회에 앞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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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곽동운 통상정보본부장, 민경선 구주지역본부장, 홍순용 북미지역본부장, 김종섭 중국지역본부장, 우기훈 중동ㆍ아프리카지역본부장
“위기만 보지말고 틈새를 찾아 선점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합니다.”
KOTRA의 해외 파견 지역본부장들은 올해 한국의 수출 전략에 대해 “글로벌 경제에 변화가 생기는 지금이야말로 위기 속 기회”라면서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KOTRA가 벌이고 있는 ‘바이 코리아 2009’ 행사를 위해 일시 귀국한 민경선 KOTRA 구주지역본부장, 홍순용 북미지역본부장, 김종섭 중국지역본부장, 우기훈 중동ㆍ아프리카지역본부장 등 지역 책임자와 곽동운 통상정보본부장은 8일 서울경제가 마련한 좌담회에서 “세계적으로 재고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고 각국의 경기부양책에 따라 하반기면 소비심리가 살아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본부장들은 특히 “선진국의 부품시장과 산유국 및 자원부국의 대형 플랜트 프로젝트를 집중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창현 부장=2009년 수출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먼저 올해 우리 수출은 어떻게 전개될지 전반적으로 짚어주시죠.
▦곽동운 통상정보본부장=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당초 전망보다 빠르고 깊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KOTRA가 지난해 12월 해외 바이어와 현지진출 우리기업 774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해본 결과 올해 1ㆍ4분기 수출은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모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신규 오더가 급감한 것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미국ㆍ유럽 시장이 대형 산업구조조정, 소비위축 등으로 특히 더 어려워질 예상이고 중국 등 신흥시장도 예전 같은 활황을 보여주지는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정보기술(IT)과 가전 등이 경기하락의 영향을 받고 있고 지난 몇 년간 좋았던 기계ㆍ선박 등도 신규 발주가 많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른 시일 내에 회복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저희가 만나 본 해외 바이어들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쌓인 상품재고가 올 1ㆍ4분기 또는 늦어도 상반기 내에는 모두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세계 각국이 막대한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도입하고 있어 올해 하반기부터는 시장 수요가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거나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강 부장=특히 미국시장과 유럽시장 등에서 우리 수출이 고전할 것이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좀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십시오.
▦홍순용 북미지역본부장=미국의 경기침체 전망은 이미 수입시장에도 반영돼 우리나라의 대미수출은 지난 2008년 11월에 14.1% 줄었고 12월에도 20일까지 19.8%나 감소했습니다. 또 미국이 중국산 섬유 34개 품목에 부과해오던 섬유류 쿼터가 2008년 말 종료됨에 따라 한국 섬유 수출에 타격이 예상되며 자동차 부품 수출도 위축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오바마 신정부가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예고하고 있고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의 연내 비준 가능성도 열려 있어서 대미 수출전망이 어둡다고만 볼 수는 없습니다. 또 최근 미국의 소비패턴이 가치지향적으로 변모하고 있어 가격 대비 품질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한국제품이 오히려 시장점유율 확대의 호기를 맞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 KOTRA 북미본부가 지난해 말 126개 글로벌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전반적인 수입량 감소 속에서도 한국산 수입은 오히려 늘리겠다는 응답이 43.2%나 나왔습니다. 이러한 호ㆍ부진 요인을 모두 고려할 때 올해 대미수출은 468억달러로 지난해보다 0.8% 늘어나는 선에 그칠 것으로 보입니다.
▦민경선 구주지역본부장=대유럽 수출 주력품목은 선박ㆍ자동차ㆍ무선통신기기ㆍ반도체ㆍ철강 등 경기에 민감한 품목들입니다. 그러나 현지에 진출한 우리 상사들은 오히려 시장 침투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고 있더군요. 바이어들이 좀더 경쟁적인 가격을 제시할 수 있는 새로운 거래선을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강 부장=그렇다면 경기침체의 몸살을 앓는 북미와 유럽 외에 우리가 주목해야 할 시장은 어디일까요.
▦우기훈 중동ㆍ아프리카지역본부장=우선 중동시장을 꼽을 수 있습니다. 올해 중동지역의 경제성장률은 5.3%로 세계평균 3.2%를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유가 하락으로 중동지역 경기가 다소 영향을 받겠지만 최근 4년간의 고유가로 유입된 오일머니 2조5,000억달러를 보유하고 있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우디아라비아ㆍ아랍에미리트(UAE)ㆍ쿠웨이트 등 주요 산유국들은 풍부한 오일머니를 활용해 유동성 위기를 방지하고 탈석유 산업다각화를 위한 국가 개발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프로젝트의 규모가 약 1조6,000억달러에 이릅니다. 특히 우리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도로ㆍ신도시 건설 등 인프라 구축, IT 시스템 등의 프로젝트가 대규모로 발주되고 있어 우리 기업들에 기회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올해 대중동 수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282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한국 전체 예상 수출증가율 3.2%에 비해 4배나 높은 수준입니다.
▦강 부장=반대로 중국시장은 지난 몇 년간 우리의 최대 수출시장이었지만 올해부터는 그런 양상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종섭 중국지역본부장=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대중국 수출증가율은 20~30%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에는 7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율이 감소세로 돌아섰고 12월에는 30% 이상 급감했습니다.
중국에 투자하고 있는 기업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의류ㆍ액세서리ㆍ가방 등 임가공 수출 기업들의 타격이 큽니다. 최근 KOTRA가 중국 내 바이어와 한국 지ㆍ상사를 대상으로 긴급 조사를 실시했는데 올 1ㆍ4분기에도 중국의 대외교역 하락과 경기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더군요.
그러나 중국 정부가 강력한 경기부양 정책을 시행하고 있을 뿐 아니라 내수 소비시장이 견실하게 성장하고 있어 중국이 우리 경제 활력 회복을 위해 여전히 가장 중요한 시장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강 부장=올해 미국시장은 경기침체뿐 아니라 신정부 출범에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정책이 우리 수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까.
▦홍 본부장=오바마노믹스로 불리는 일련의 경제정책 중 우리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및 환경 분야에 대한 투자입니다.
최근 오마바 당선인이 내놓은 경기부양책에 따르면 향후 2년간 최대 7,000억달러를 초고속 인터넷 통신망 확충과 기간교통망 확충 등에 투입할 예정입니다. 따라서 통신기자재ㆍ광케이블ㆍ무선통신기기 분야는 물론이고 미국의 주택경기 침체로 하락세를 보이던 건설장비 및 건자재 수출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밖에 풍력발전을 위한 베어링ㆍ기어박스ㆍ블레이드, 그리고 태양광발전을 위한 패널 및 태양전지 소재 등이 새로운 수출 유망품목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강 부장=어려워지는 해외시장 여건 속에서 긍정적인 면들도 엿보입니다. 올해 우리 수출업계가 기회를 얻기 위해 특별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어떤 것입니까.
▦곽 본부장=저희는 위기 자체보다는 그 이면에 숨어 있는 틈새시장 공략 기회를 더 크게 보고 있습니다. 위기 속에서 기회시장을 찾아 승부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세계 각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쏟아부을 돈이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2%로 추정됩니다. 대부분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될 예정인데 이 분야는 우리 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최고 수준을 인정받은 분야입니다. 프로젝트 수주와 함께 연관 기자재 수출확대까지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자원부국인 중남미 등도 신규 수요가 넘칠 것으로 예상되며 세계적으로 온라인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패턴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온라인은 중소기업들의 아이디어 제품에 딱 맞는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강 부장='위기 속의 기회시장'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십시오.
▦홍 본부장=대미수출에서는 부품소재 분야를 개척해야 합니다. 한국제품의 미국시장 점유율(2007년 기준)을 보면 자동차 등 운송기계의 시장점유율이 4.6%인 반면 관련 부품시장 점유율은 3.1%에 불과합니다. 전기ㆍ전자도 완제품이 6.3%, 부품이 3.1%입니다.
최근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은 더욱 약화되고 있어 글로벌 아웃소싱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부품소재에 분야가 기회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민 본부장=유럽도 부품시장이 기회시장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ㆍBMWㆍ아우디ㆍ볼보ㆍ폴크스바겐 등 유명 자동차 회사들을 비롯한 제조업체들이 생산원가 절감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더욱이 유로화 강세로 해외로부터 부품을 아웃소싱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유명 브랜드는 가격만 싸다고 부품을 구매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유럽 기준의 품질을 충족하면서 가격까지 맞춰줄 수 있는 부품 공급처는 한국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유럽의 제조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것은 파급효과가 큽니다. 벤츠나 BMW에 납품하는 부품이면 세계 어느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으니까요.
▦우 본부장=중동은 플랜트 프로젝트 수주시장이 중요합니다. 다만 지금까지와는 다른 전략이 필요합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ㆍUAEㆍ이란ㆍ알제리ㆍ리비아 등 산유국으로 돈이 이동하고 있는 트렌드에 주목, 중동 내에서도 보다 정교하게 타깃을 잡아야 합니다.
산유국의 소비제품 시장도 개척해야 합니다. 부유층과 서민층의 소비패턴이 극심한 양극화를 보이던 과거에서 벗어나 중가품 시장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김 본부장=중국은 내수확대와 내륙시장 성장에서 기회를 찾아야 합니다. 중국 내수시장은 올해도 약 18%의 견실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대중수출에서 70%를 차지하는 원부자재를 벗어나 소비재 완제품 시장을 공략해야 합니다. 또 중국 GDP의 45%, 소비의 43%를 차지하는 내륙시장도 우리에 새로운 기회의 시장이 되고 있습니다. 이밖에 중국에 진출한 500여개 글로벌 기업도 최근의 환율 요인으로 최근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강 부장=올해 우리 수출업계가 개선하거나 더 노력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홍 본부장=대미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단품수출보다는 글로벌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이해하고 종합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미국지역 코리아비즈니스센터들을 통해 현지 글로벌 기업들의 접촉한 결과 그들의 사업수요는 공동 연구개발(R&D), 수출, 기술거래, 투자진출 및 유치 등 다양합니다. 이 모든 가능성이 열린 상태에서 상담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민 본부장=상품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부가서비스가 강화돼야 합니다. 디자인이나 AS, 신속한 배송시스템 등이 이에 포함됩니다. 유럽은 고급품 시장이기 때문에 디자인 개선을 통해 고급 이미지를 심어주고 다품종 소량 시장인 점을 감안해 곳곳의 물류 단지를 활용, 신속 배달 체제를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또 꼼꼼하게 따져보는 유럽의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는 AS망을 갖추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 본부장=시장도 다변화해야 합니다. 플랜트 프로젝트 부문에서도 담수ㆍ발전ㆍ석유화학 분야뿐만 아니라 노후한 발전소ㆍ정유공장ㆍ조선소 등에 대한 교체수요 및 신규 설비 운영관리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나가야 합니다. 아울러 공공기관 발주 프로젝트 등에 집중 참여해 파이낸싱의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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