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동물 실험, 의학의 진보 방해한다

가면을 쓴 과학 동물실험- 레이 그릭ㆍ진 스윙글 그릭 지음<br>다른 세상 펴냄


잊혀질 때쯤 되면 다시 TV 브라운관에 등장하는 뉴스. 쥐 실험 결과 획기적인 효과를 가진 암 치료제가 발견돼 앞으로 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는 소식이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암으로 죽어가고 있다. 동물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놀랄 만한 기적이라고 떠드는 그런 뉴스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기적은 그렇게 쉽게 눈 앞의 현실로 다가 오지 않는다. 미국의 마취학자와 수의사인 레이 그릭과 진 스윙글 그릭 부부는 이 책에서 인간의 질병을 연구하는데 동물을 실험 모델로 이용하는 것이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저 공허한 주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경험과 실험 자료를 바탕으로 과학적인 논거를 들이댄다. “인간의 유전자에서 염기 서열 단 하나만 잘못돼도 불치병이나 기형이 발생한다. 그런데 인간과 동물이 많은 공통 유전자를 가졌기 때문에 동물 모델을 통한 실험에서 얻은 과학적 결과를 질병 퇴치에 적용할 수 있다고 우리는 모두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과학이 아니다. 1%의 차이가 인간과 영장류의 차이를 만들었다. 1%의 차이는 생명체 내의 메커니즘에서도 엄청난 차이를 일으킨다. 99%의 유사성 때문에 동물 모델에서 얻은 결과를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다가 아니라 1%의 차이 때문에 인간에게 적용할 수 없다.” 저자들은 동물 모델 연구가 어떻게 의학적 진보를 방해하고 과학자들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어 환자들에게 피해를 입히게 되었는지 풍부한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그런데도 왜 동물 실험을 계속되는 걸까. 저자들은 사람들이 변화를 꺼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과학계, 의학계, 동물 관련 산업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동물 실험 연구를 통해 기득권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이 같은 동물 실험이 인간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 방법을 가로막고 있다고 꼬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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