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 경제이론 논쟁 한창/장기호황 둘러싸고 “새패러다임 필요”

◎신경제론자 주장에 “새로운 현상아니다” 고전파들 반박【뉴욕=김인영 특파원】 미국 경제계에는 새로운 경제이론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고전 이론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는 반론으로 논쟁이 한창이다. 과거 호황은 고성장­고임금­고물가­저성장의 순환을 필연적으로 거치면서 불황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번 호황은 과거와 달리 낮은 인플레이션을 기록하며 4%대의 고도 성장을 달성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신경제론자들은 이번 호황이 경제 패러다임을 크게 변화시켰기 때문에 이를 설명할 새로운 학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현재의 호황도 고전 이론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기존 학계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신경제론의 진원지는 뉴욕 월가. 증권사의 경제분석가, 딜러들이 현재의 경제를 기존 경제이론을 부정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기했다. 투자자문회사인 도이체 모건사의 경제분석가인 에드 야르데니씨, 경제전략연구소(ESI)의 이코노미스트인 로렌스 치메린씨 등이 그들이다. 이들의 희망석인 학설에 기업인들, 일부 경제학자들마저 동조하고 있다. 언론매체로 중에서는 월스트리트저널지, 비즈니스위크가 이 창구역할을 하고 있다. 신경제론자들은 새로운 현상의 원인을 몇가지 꼽고 있다. 첫째, 미국 기업들이 세계화함으로써 값싼 노임과 반제품을 들여와 저임금과 저물가를 달성했으며, 생산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는 것. 새로운 기술이 개발됨으로써 과거보다 적은 인건비를 들이고 있으며, 정부의 규제완화로 기업간 경쟁이 촉진돼 생산성과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주장이다. 또 기업의 활발한 리스트럭처링도 새로운 경제현상의 요인으로 꼽고 있다. 이들 중에는 미국 경제에서 인플레이션과 경기순환이 종언을 고했다고 주장하는 이마저 있다. 이에 대해 대통령 직속 경제자문위원회나 보수적 경제학계에서는 신경제이론을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보수적 경제평론지 이코노미스트지도 회의론의 입장에 서있다. MIT(매사추세츠공대)의 폴 크루그맨 교수는 『미국경제는 노동생산성과 노동력에 정비례해서 성장하고 있다』며 새로운 패러다임 운운하는 것을 난센스라고 일축했다. 회의론자들은 고도성장과 저임금이 동시에 실현되고 있는 것은 기업들이 대대적으로 인원감축을 단행했고, 노동운동을 순치시켰기 때문이지 그이상의 것도 아니라고 평가절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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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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