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융계 부산상고 인맥 퇴진 신호탄?

김지완 현대증권 사장 사의<br>이성태 한은총재·김대평 금감원부원장등 대거 포진<br>신한은행 등선 이명박 당선자 동문 중임등 곳곳 변화 감지

김지완 현대증권 사장이 26일 전격 사퇴함에 따라 노무현 정부 퇴장에 맞춰 금융계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부산상고 인맥들이 줄줄이 퇴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증권은 이날 김 사장이 건강상 이유로 퇴임 의사를 밝혔다며 김중웅-김지완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김중웅 회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바뀌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초 오는 2009년 5월 임기인 김 사장은 지난 98년부터 2003년까지 부국증권 사장을 역임한 뒤 노무현 정권 출범 직후인 2003년 6월부터 현대증권 사장을 맡으면서 증권계뿐 아니라 금융계의 실력자로 불린 대표적인 부산상고 금융맨이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김 사장의 건강이 크게 악화돼 1년 이상의 임기를 앞두고 중도 퇴임했다”고 밝혔지만 금융권에서는 정권교체에 따른 권력이동으로 보는 시각이 짙다. 김 사장의 사퇴로 금융권의 눈은 자연스럽게 다른 노 대통령 출신의 부산상고 인맥들의 퇴진 여부로 모아지고 있다. 현재 금융권에는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해 김대평 금융감독원 부원장, 김장수 은행연합회 상근부회장, 옥치장 증권선물거래소 본부장, 이장호 부산은행장, 오정희 한국자금중개 사장, 이양한 예금보험공사 감사, 이수희 증권예탁결제원 감사, 오재찬 서울보증보험 감사, 박철용 신용보증기금 감사, 김정민 국민은행 부행장, 이충정 SC제일은행 상무, 김영길 제주은행 감사 등 부산상고 출신들이 금융계에 대거 포진해 있다. 이들 대부분이 참여정부 시절 승승장구하는 등 부산상고 동창들이 금융계 요직을 차지하자 김성조 한나라당 의원은 “금융계에 ‘하버드 상고’라는 말이 떠돌 정도로 부산상고 출신이 잘 나가고 있다”며 “코드인사에 이은 동창인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할 정도였다. 하지만 정권이 바뀐 이상 막강한 파워의 부산상고 위세도 한 풀 꺾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금융권은 내다보고 있다. 실제 김 사장 사퇴에 앞서 우리은행은 최근 임원 인사에서 부산상고 출신의 선환규 부행장을 퇴직시키는 등 차기정부 등장에 따른 인맥전환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반면 신한은행은 20일 임원 인사에서 임기가 만료된 6명의 부행장 중 이명박 당선자와 같은 동지상고 출신인 이휴원 부행장만 유일하게 1년 중임시켜 눈길을 끌었다. 증권사의 한 임원은 “참여정부 들어 부산상고 출신들이 금융계 요직을 두루 차지한 데는 실력 못지않게 학연의 역할도 컸을 것”이라며 “김 사장의 퇴진은 정권교체기를 맞아 부산상고 인맥들의 일선후퇴 신호탄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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