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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액은 지난 2005년 3.9조원에서 2010년 8.6조원으로 연평균 17%씩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국가 R&D 투자액 증가율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지만 중소기업들의 사업화 능력과 기술력은 여전히 대기업에 비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연구원 1인당 R&D 비용은 대기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상태다. 철저한 R&D 기획은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할 신기술의 개발과 사업화 성공률을 높이는 핵심 요소임에도 전문인력의 부족, 재정적 한계 등이 발목을 잡는 것이다.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줄 방편으로 최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중소기업 R&D 지원사업'이 국내 중소기업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이 사업에서는 개별 중소기업이 보유한 신기술을 전문적ㆍ객관적으로 분석해 해당 기술의 성공 가능성을 진단하는 한편 사업화 전략 수립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한다. 또한 진단 결과가 우수할 경우 중소기업청의 기술혁신개발사업ㆍ창업보육기술개발사업 등과 연계시켜 기술개발 자금까지 원스톱 지원이 가능하다.
손종구 KISTI 산업정보분석실장은 "조사 결과 중소기업이 애로를 느끼는 R&D 단계는 과제의 기획 단계가 23.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며 "R&D 기획 단계에서부터 철저한 지원을 제공한다면 기술 사업화의 성공 가능성을 대폭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KISTI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1년까지 중소기업 R&D 지원사업의 혜택을 받은 국내 중소기업은 총 1,967개사로서 이들의 기술 개발 성공률은 무려 86%에 달한다. 특히 R&D 기획 지원에 기반한 사업화 성공률은 약 37%로 국내 중소기업의 평균 사업화 성공률 15%와 비교해 두 배 이상 높다.
2008년 이 사업의 지원을 받아 8세대 액정표시장치(LCD) 진공로봇 개발에 성공한 산업용 로봇업체 티이에스가 그 실례다. 현재 이 로봇은 까다로운 성능 평가를 통과하고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LCD 제조라인에 공급되고 있으며 티이에스는 양산 1년 만에 전년 대비 300% 이상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히팅케이블 전문기업 한국 MIC도 이 사업에 참여, 2011년 세계 최초로 1,000m에 달하는 유리섬유 절연방식의 알루미늄 피복 히팅케이블을 개발했으며 캐릭터 전문 제조업체 미니미드림은 지원 과정에서 KISTI의 매칭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으로부터 3차원(3D) 이미징 원천기술을 이전받아 체형 측정기를 개발, 다국적 헬스클리닉 기업 등에서 자금을 투자받아 본격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손 실장은 "국내 사업체 수의 99%, 고용의 88%를 점유한 중소기업의 성장은 국가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온다"며 "중소기업 R&D 지원사업에 힘입어 최근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케이맥처럼 더 많은 중소기업들이 성장의 토대를 구축할 수 있도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