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 중국 TCL에 독자개발 모바일 AP 공급

글로벌 톱10 휴대폰 업체에 첫 납품… 비메모리 사업 본격 결실

5초 부팅·용량 6.4TB SSD 공개

메모리 반도체 분야도 수성 나서



비메모리 반도체 기술 확보에 매진해온 삼성전자가 결실을 본격적으로 거두고 있다. 갤럭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핵심 반도체 부품의 자체 보급률을 높인 데 이어 이번에는 세계 8위 휴대폰 업체에도 이 부품의 납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칩이 중국의 주요 가전 업체이자 세계 10대 스마트폰 기업인 TCL의 신형 스마트폰에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TCL P650M으로 알려진 중저가 대화면 스마트폰(패블릿)이 대상이다. 삼성전자 측은 "거래 기업에 대한 정보는 밝힐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의 성능을 좌우하는 두뇌 구실을 한다.

TCL은 스마트폰 사업에 뛰어든 뒤 점유율을 급속히 끌어올리며 세계 10대 스마트폰 업체 중 하나로 올라섰다. 프랑스 회사 알카텔과 미국 휴렛팩커드(HP)의 휴대폰 사업을 인수해 이들 브랜드로 전 세계에서 휴대폰을 판매한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3~4% 수준으로 피처폰 등 휴대폰 사업 전체로 보면 지난 2·4분기 기준 세계 8위라고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집계했다.

관련기사



업계는 그간 퀄컴과 미디어텍 같은 반도체 전문 기업에서 모바일 AP를 조달해왔던 TCL이 삼성전자에서도 칩을 납품받기로 한 것은 비메모리 분야의 기술경쟁력을 인정한 덕분으로 본다.

삼성전자는 20여년 전부터 컴퓨터의 두뇌이자 첨단 반도체 기술이 집약된 중앙처리장치(CPU) 설계 기술 확보에 몰두해왔으며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들자 이를 바탕으로 '엑시노스'란 이름의 독자 모바일 AP를 개발하고 있다.

이제는 퀄컴 못지않은 칩 경쟁력을 갖췄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 출시한 갤럭시S6 시리즈 전량에 엑시노스 7420을 탑재하기로 결정하는 등 자체 보급률을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메이쥬 같은 중국의 중저가 스마트폰 일부에도 공급하고 있다.

이번 TCL 납품을 계기로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에 삼성 엑시노스칩 공급이 확대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에 시달리는 삼성전자에 새 돌파구인 동시에 미래 역점사업인 비메모리 분야의 한 단계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한국과 해외 관계자들을 초청해 '삼성 글로벌 SSD 서밋'을 열고 혁신적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신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삼성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양산하는 3차원(3D) 적층 낸드플래시(V낸드) 메모리 기반의 SSD로 5초면 노트북을 부팅하고 용량은 최대 6.4테라바이트(TB)에 이른다. SSD는 하드디스크를 대신할 차세대 디지털 저장매체다.

신제품 가운데는 비휘발성메모리고속전송(NVMe)라는 차세대 기술 규격을 적용한 기업용 SSD가 눈에 띈다. 정보 처리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NVMe는 SSD의 대중화를 촉진할 신기술로 평가받는다. 삼성에 따르면 슬림형 노트북 PC에 주로 탑재되는 950 PRO M.2는 단 5초면 PC 부팅을 완료하고 하드디스크보다 20배 빠른 동작속도를 갖췄다. 기관들이 대규모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주고받는 데 쓰이는 PM1725의 경우 5기가바이트(GB)가 넘는 동영상을 약 3초면 저장할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 세계 SSD 시장 점유율은 42%로 2위(인텔 16%)와 압도적 격차를 유지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종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