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맞아 맞아. 나도 그랬는데...”
마음속으로 이같이 외치게 할 수 있을 만큼 나랑 똑같은 상황, 내가 평소에 하던 행동이랑 똑같은 행동, 흔히 일어나는 일들이 절묘하게 직접 표현된 광고가 있다.
자기 자랑을 하지 않으면서도 광고를 한번 본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하며 자꾸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고 싶게 만드는 소위 말하는 `공감모드` 광고가 바로 그것..
공익캠페인 광고의 틀을 깬 농림부와 농협의 우리농(農) 캠페인 광고가 이 부류에 속한다. 이 광고는 우리 농업과 농촌을 합한 우리 농이 하고 있는 많은 일들을 나열해 자랑하지 않는다. 대신 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세 개의 상황을 보여준다. 언제부턴가 혼잣말이 많아진 나, 딱히 급한 일도 없는데 걸음이 빨라진 나, 비오는 날에 우산없는 사람을 보고도 선뜻 우산조차 나누어 쓰지 못하는 나 등 이 3가지 도심속 상황을 통해 모든 행복한 것에는 조화로운 공존이 있듯, 도시와 농촌의 행복한 공존이라는 공감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고 있다. `우리 농업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지 아는가`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으면서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우리가 무심히 잊고 있었던 우리 농, 경제논리에 밀려 무심했던 우리 농의 소중함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도록 공감이라는 비밀병기를 통해 도시인의 굳게 닫힌 마음의 벽을 허물고 있다.
현대해상 하이카의 광고도 공감모드로 분류된다. 흔히 볼 수 있는 사무실에 직원 몇명이 모여 누군가의 수다스런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있다. 수다의 주인공은 차태현.
차태현은 그 날 자신이 겪었던 교통사고에 대해서 호들갑을 떨며 숨도 쉬지 않고 실황중계 하듯 이야기한다. 접촉사고를 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었을 법한 이야기들이 흘러나온다. “나도 저런 경험이 있었어”라는 생각이 들기에 충분한 접촉사고 경험담은 많은 사람들을 공감하게 만든다. 특히 차태현의 리얼한 연기가 더욱 더 광고를 재미있게 한다.
<양정록기자 jry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