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日 후쿠시마 원전사고 '제2의 체르노빌' 치닫나?

방사성물질 이미 37만~63만T㏃ 방출… 체르노빌의 10%<br>냉각시스템 정상화 안갯속ㆍ여진 잇따라 위기감 고조


일본 경제산업성 원자력안전보안원은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방출된 방사성 물질의 양이 이미 옛 소련 체르노빌 원전의 10% 수준에 이른다고 12일 밝혔다. 도쿄전력 원자력ㆍ입지본부 마츠모토 준이치(松本純一) 본부장 대리는 회견에서 "방사성 물질 방출이 계속되고 있어 총 방출량이 체르노빌 사고에 육박하거나 초과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은 12일 후쿠시마 제1원전의 사고 이후 방출된 방사성 물질의 총량(요오드-131 환산 기준)이 37만~63만T㏃(테라베크렐ㆍ테라=1조)로 추정되고 대량 방출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피해범위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어 원전 고장ㆍ사고에 대한 국제평가척도(INES)상 최악의 상태인 7등급(Level 7)으로 2단계 격상시킨다고 밝혔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은 37만T㏃, 일본 총리 자문기구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63만T㏃로 추정했다. 이같은 평가 결과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보고됐다. ◇사고등급 체르노빌과 같은 7등급으로 2단계 ↑= INES 7등급은 대량(수만T㏃ 이상)의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유출돼 인체ㆍ환경에 광범위한 영향이 발생, 계획적ㆍ장기적인 대응 조치가 요구되는 대형 사고(Major Accident)를 가르키며, 종전까지는 520만T㏃을 방출한 체로노빌 원전 사고만 해당됐다. 6등급 사고는 방사성 물질이 상당량(수천~수만T㏃) 외부로 방출돼 계획적 대응조치가 요구되는 심각한 사고(Serious Accident) 단계. 1957년 옛 소련의 마야크 핵폐기물 재처리공장에서 방사성 폐기물 저장고가 폭발한 '키시팀 사고'가 유일하다. 주변 수백㎞를 오염시켜 최소 200명 이상이 후유증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부의 철저한 은폐 조치로 정확한 피해 규모가 밝혀지지 않았다. 5등급 사고는 방사성 물질의 한정적 외부 방출(수백~수천T㏃)로 일부 계획적 대응이 요구되며 방사선 피폭으로 수 명이 사망한 경우, 원자로 노심(爐心ㆍreactor coreㆍ핵분열 반응이 이뤄지는 부분)이 심각하게 손상돼 다량의 방사성 물질이 시설 내부에 유출되고 외부에도 상당량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다. 지금까지 4건이 있었는데, 197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당시 원자로 노심의 부분 용해(meltdown)로 일부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유출돼 주변 주민 10만명 이상이 긴급 대피했는데 격납용기 덕분에 유출된 양이 적어 인명피해는 없었다. ◇여진으로 정전 장기화ㆍ원전 붕괴 땐 대재앙= 후쿠시마 vs 체르노빌, 공통점과 다른점= 1986년 4월26일 발생한 체르노빌 사고는 내부 출력이 급상승한 원자로가 순식간에 폭발, 방사성 물질이 대량으로 확산되는 바람에 사고 직후 56명, 방사선 피폭 후유증으로 이후 수천명 이상이 숨졌다. 체르노빌 원자로는 고온에서 불이 잘 붙는 흑연을 감속재로 사용한 흑연감속로인데다 별도의 격납용기가 없어 폭발에 취약했다. 반면 후쿠시마 원전은 강철로 된 격납용기에 둘러싸인 원자로에서 물을 끓여 수증기를 만들고 그 힘으로 터빈을 회전시켜 발전하는 비등형 경수로. 대지진과 쓰나미라는 외부 충격에 의해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도 다르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현재진행형인데다 대지진으로 지반이 1m 정도 침하된 상태에서 부근에 강한 여진까지 잇따라 발생, 원전 건물이나 원자로 시설이 붕괴되는 대재앙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후쿠시마에는 11일 오후 5시16분께 규모 7.0(진원 후쿠시마현 하마도리)을 시작으로 3시간여 동안 규모 5.5 이상의 강진이 3차례 이어졌고, 규모 1~4의 지진까지 포함하면 12일 새벽까지 30여 차례의 지진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2시7분께는 규모 6.3의 강진이 또 발생했다. 11일 규모 7.0의 강진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 1ㆍ2호기의 외부 전원이 일시 끊겨 1∼3호기의 가설펌프 가동이 50분 정도 멈춰 원자로 냉각수 주입 작업이 중단됐는데, 이런 사태가 장기화하면 노심이 녹아내려 방사성 물질이 대량 유출될 수 있다. 정확한 상태는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2호기 원자로는 이미 격납용기까지 일부 손상됐다. 피터 브래드포트 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 위원장은 "일본이 원자로 냉각에 실패한다면 체르노빌과 비슷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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