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강정원號 '정중동' 출항준비

국민은행장 내달 취임 앞두고 서면 업무 파악<br>사내 '새행장 일기' 한창 '서울銀보고서' 필독서로<br>부실기업 지원중단등 새 스타일 경영 가능성

국민은행 새 행장으로 내정된 강정원 후보가 ‘정중동(靜中動)’의 모습으로 다음달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강 행장 후보는 당초 행장후보추천위원회와의 약속대로 일체 국민은행 인사와의 접촉을 삼간 채 은행 현안 파악에 나서고 있다. 강 후보는 비서팀장을 통해 서면으로 각 부문별 업무현황을 보고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강정원 행장 스타일’에 대한 공부가 한창이다. 강 후보가 지난해 12월에 국제통화기금(IMF)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하며 저술한 ‘서울은행의 최전선에 서서: 구조조정과 재민영화(From the Front Lines at Seoul Bank: Restructuring and Reprivatization)’ 보고서는 국민은행 임직원의 필독서로 부상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이 보고서의 내용을 통해 강 후보가 향후 국민은행을 이끌 청사진을 어느 정도 추론할 수 있다고 점쳤다. 이 보고서에 나타난 내용을 국민은행 경영에 적용할 경우 ▦국제적 최상 관습(International Best Practice)에 따른 인재등용 ▦주주중시 경영과 사외이사 활성화 ▦조직개편과 인력 구조조정 ▦리테일 영업 강화 ▦부실기업에 대한 지원 차단 등이 강정원식 경영에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가장 먼저 쓸 수 있는 카드는 외국계 금융기관 출신의 전문가 영입. 강 후보는 서울은행장 재임 초기에 씨티은행과 JP모건 출신 전문가 등 7명을 영입해 경영진을 구성한 바 있다. 투명한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한 주주중시 경영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강 후보는 IMF보고서에서도 사외이사 중심으로 운영된 잘 정돈된 이사회가 구조조정을 이끄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기술했다. 조직개편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국민은행에 사업 부문별 본부제도가 정착돼 있지만 리스관리인원의 지점 전진배치, 감사위원회와 리스크위원회 등의 활성화 방안이 모색될 가능성이 높다. 인력 구조조정도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 후보가 서울은행장 시절 ‘직원 1인당 생산성 관리’를 중시했던 점과 최근 금융권의 구조조정 흐름을 보면 ‘명예퇴직’ 카드가 활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리테일 영업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강 후보가 서울은행의 사업모델로 벤치마킹한 곳이 통합 국민은행이었다는 점이다. 서울은행이 리테일과 주택담보대출 등을 강화해 구조조정을 펼친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식으로든 ‘리테일 사업 부문’을 강화하는 전략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강 후보는 21일 김정태 행장이 해외 기업설명회(IR)를 마치고 귀국하면 이르면 이번주 말 회동을 통해 업무 인수인계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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